사우디 35년 만에 영화상영…첫 작품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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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모티:더 무비’ [사진 소니픽처스]

영화 ‘이모티:더 무비’ [사진 소니픽처스]

중동의 보수적 이슬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35년 만에 영화가 상영됐다.

18일 중동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5일 사우디 남서부 홍해변 도시 제다에서 프로젝터를 통해 상업영화를 상영했다.

시민들이 모여 영화를 본 건 1983년 영상 상영을 금지한 이후 처음이다.

이날 첫 상영작인 소니픽처스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이모티:더 무비’(토니 레온디스 감독)다. 작년 8월 2일 국내에 개봉한 ‘이모티:더 무비’는 이모지 무리가 스마트폰 속에 자신들의 도시를 짓고 살아간다는 기발한 상상력의 애니메이션이다.

이어 두 번째로 상영된 영화는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캡틴 언더팬츠’(데이빗 소렌·롭 레터맨 감독)다. 초등학생 조지와 해롤드, 그리고 이들을 못살게 구는 교장 선생님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동명의 어린이 만화를 원작으로 했으며, 국내에선 ‘빤스맨’이라는 아동도서로 잘 알려져 있다.

영화 ‘캡틴 언더팬츠’ [사진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영화 ‘캡틴 언더팬츠’ [사진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앞서 사우디는 지난해 11월 영화 상영 금지 조치를 해제하기로 했다. 또한 오는 3월부터 1980년대 초 금지했던 상업 영화관도 35년 만에 영업허가를 내주기로 했다. 사우디 당국은 2030년까지 2천 개 스크린을 갖춘 최소 300개의 영화관을 보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사우디 정부는 최근 ‘온건한 이슬람국가’로 전환을 선언했다. 여성 운전과 영화관을 허용하고 관광 산업을 진흥하는 등 그간 종교적 이유로 금지했던 문화 정책을 과감히 도입하고 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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