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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자 방담>우세지역 뚜렷해 서울서 결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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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4·26 총선까지 꼭 한달 남겨놓고 표밭은 벌써부터 전국적으로 달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이번 선거는 1등만이 생존하는 소선거구제 인데다 새 얼굴도 대거 등장하여 어느 지역에서나 예측 불허의 난전과 불꽃튀는 접전이 일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민정당은 26일 강동을 지역을 시작으로 지구당 창당 또는 개편대회를 시작해 사실상 본격 선거운동에 들어간 셈입니다.
-야당은 아직 공천도 못했는데 민정당 혼자 뛰는군요. 공천 반발도 대략 가라 앉았고….
-아직 후유증이 남아있긴 해요. 한병채(대구 중) 김종하(창원) 최용안(임실-순창)씨 등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 놓고 있죠.
-지난 24일 탈락의원 모임땐 권익현 고문이 앞장서서 진정시켰다더군요. 권고문은 『지구당 간부들이 나에게 미국을 다녀오면 그동안 무소속 당선시켜 놓겠다고까지 하는 것을 억지로 말렸다』면서 무마설득을 했답니다. 당심층부에서 간곡한 당부가 있었던 눈치예요.
-민정당은 지역구 1백 25석과 전국구 42석 등 모두 1백 67석으로 전체의석의 56%를 얻겠다는 게 공개된 목표입니다. 그러나 이 숫자는 「최저목표」예요. 내부적으로 『너무 많이 돼도 큰 일』이라고 걱정할 정도니까요.
-야당목에서도 「민정당 압승」이란 예상을 인정하고 있어요. 2백석 가량 딴다는 거죠. 민주·평민당이 겉으론 각각 60∼70석을 장담하고 있으나 30∼35석 수준에서 실질계산을 하고 있으니까요.
-민주당은 김영삼 전종재를 부산에 내세우게 돼 부산에서 12∼13석은 얻을 수 있게 됐다고 매우 흡족해 하고 있읍니다. 또 서울 20여석, 경남 6∼9석, 경기 8∼10석, 충청 3∼4석, 경북 4∼5석 등 지역구에서 모두 55∼70석을 얻는다고 계산하고 있읍니다만….
평민당도 김대중씨의 지원을 기대해 지역구에서 50∼60석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읍니다.지역별로 보면 광주에서 5석 전부를 얻고 전남에서 70% (13∼14석), 전북에서 60% (8∼9석)를 얻고 서울 20여석, 경인지역 5석등입니다.
-공화당은 충청지역에서 몇석을 확보하느냐가 중요한 관건입니다. 현재 대개 충청지역에서 10석, 경기 3∼4석, 서울 2∼3석, 전남북 1∼2석, 강원 1∼2석 등 16∼17석은 확보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국회교섭단체 구성이 최대목표입니다.
-이번 선거에선 무소속이나 군소정당 후보가 의외의 강세를 보일지도 모르겠읍니다. 홍사덕·박찬종 의원이나 이만섭 국민당 총재, 유치송 민한당 총재, 이철승·유한열·조순형 의원등도 유력하지 않습니까.
-울산의 정몽준 현대중공업 회장도 있고…. 특히 소선거구제가 돼 문중·씨족 기반등이 탄탄한 의외의 다크호스가 나올 수 있죠.
-이번 선거의 경우 민주·평민·공화당 어느 한목이 일방적으로 우세한 부산·경남, 광주·전남북, 충남 등은 민정당과 한 야당이 붙는 양당대결이고 강원·충북·경북은 대개 민정당의 독주 상태인데 전체의석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수도권 경인지역에선 「1여3야」의 특징이 두드러지게 드러날 형국입니다.
-사실 서울에서는 신인들이 많아 누가 우세고 누가 열세인지 예측하기 어려워요. 대통령 선거에 대한 반성이 어떻게 나타날지도 모르고….
-문제는 결국 서울의 향방인데 여야 모두 여기서 기선을 장악할 작전에 부심하고 있어요.민주당은 종로에 김명윤 총재 대행을 내보내 제1야당 바람을 일으킨다는 고전적 수법을 쓰고 있지요. 평민당도 박영숙 총재 대행을 내보내 「대항대결」을 벌일 생각입니다. 또 대학별로 재야 영입인사를 중점배치해 서울대가 있는 관악갑에 이해찬, 고대가 있는 성북갑에 설훈, 연대가 있는 서대문갑에 김학민씨 등을 배치하고 구로구 선거부정 사건에 관련돼 구속중인 김희애씨의 옥중출마도 고려하는 등 「재야바람」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운동권 바람이라면 민중의당·한겨레당등이 한발짝 더 나가죠. 구속학생 어머니 (김종신), 구로지역 연대파업 농성 주도자 (유인혜), 대우자동차 파업 주동자 (송경평)등을 내세워 대학가·공단·농민운동 세력을 결집시킨다는 겁니다.
-야당바람마저 갈려 결국 어부지리는 민정당이 차지하게 되겠군요..
-여야가 모두 서울을 노리고 있으니 42개 선거구 어느 한곳 격전지 아닌 곳이 없어요. 그중에서 민정당의 문민정치 대변자로 부상한 이종찬의원이 3선에 도전하고 있고 민주·평민당이 각각 김명윤·박영숙 총재 대행을 간판 주자로 내세운 정치1번지 종로가 가장 관심지구지요.
-신정치 1번지 강남·서초와 구로·관악·동작 등 근로자·학생·호남 출신이 밀집한 지역의 투표경향도 주목거리입니다.
-김영삼 전총재가 나서면서 민주당은 「김영삼 바람」으로 부산 15석중 12∼13석을 휩쓸 생각입니다.
-허삼수-노무현(동구) 강경식-박관용 의원(동래갑) 장성만-문정수 의원(북갑)의 열전도 부산 전체판세에 영향을 줄겁니다.
-경남에선 마산 갑·을, 창원, 울산남, 밀양, 진양, 삼천포 사천, 양산, 의정-함안 등지와 민정당 현역탈락 지역인 함양-산청, 남해-하동, 합천등이 격전지가 될 걸로 보입니다. 경남의 민주당 후보들은 부산의 「김영삼 바람」이 마산·창원까지 불어주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대구에선 민정당의 박준규 구공화당 의장과 민주당의 목요상 의원이 싸우는 동구와 민정당의 이정무, 공화당의 김해석씨가 싸우는 남구등이 볼만합니다.
-현역인 심정구 민정당 의원과 명화섭 민주당 의원이 인천 남구갑에서 맞붙었어요.
-선거구가 크게 늘어난 경기에선 곳곳에 올망졸망한 후보간에 접전이 예상돼요.
-청주을구에선 조계훈(민정) 정기활(민주) 윤석민(무소속) 오룡운(공화)씨가 맞붙어 아마 가장 격전지가 될 겁니다.
-충남에서는 대전동을의 송천영 민주당 의원-조병득 민정당-윤성한 공화당후보의 대결이나 대전 중구의 강창희 (민정) -김홍만(공화), 서구의 김태룡(민주) -이재환 (민정) 후보간 싸움이 팽팽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덕-연기의 천영성(민정) -박희복(민주) -이인구(공화), 온양·아산의 김세배(민정), 황명수(민주)씨 대결도 치열해요.
-「김대중 바람」이 거센 전남은 민정당이 5∼6석을 예상하는데 모두 격전이 되겠죠. 목포(최영철) 광양(김종호) 승주-구례(유경현) 곡성-화순(구용상) 고흥(이대순) 완도-강진(김식) 영암(이환의) 등이 민정-평민당의 혈전장이라고 볼 수 있지요.
-전북에선 전남같은 바람은 없어요. 현역의원까지 밀어낸 이리의 평민당 이협씨와 민정당 공천섭씨의 대결이 불꽃을 튀길 것으로 보입니다.
-경북의 경우 경주의 김일윤 민정당 의원과 공화당의 홍일점인 임진출씨 대결이 팽팽하고, 영천의 권오태 민정당의원과 정동윤 민정당의원, 문경-점촌의 이영화(민정) 고목훈(공화)씨, 달성-고령의 이용택 민정당 의원 구자춘 전 내무장관(공화) 사이의 대결이 흥미를 끌고 청송-영덕의 황병우 민정 의원-김찬우 민주 후보, 영주의 김진영 민정-김창권 무소속, 경산-청도의 박재욱 민정-이재연 공화후보간 경합이 치열합니다.
-강원도는 강릉(이봉모-최각규)과 태백(김자기-주효영)에서 민정-공화의 싸움이 볼만 할것 같고 춘천에선 정치신예 한승수 교수(민정), 3선경력의 김준섭씨(민주), 공화당 손승덕씨간 3파전이 벌써부터 치열합니다.
-제주에선 서귀포-남제주의 강지정씨(민정)-강진성씨(민주)간 싸움이 다소 열기가 있음듯 합니다.
-선거구가 많다보니 이색대결 지역도 많아요. 귀미의 박재홍(민정)·박준홍(공화)씨는 모두 고박정희 대통령의 조카로 사촌간 대결이죠. 의령-함안에선 숙질간인 조홍래(민주)·조일제(공화) 씨가 세번째 대결을 벌이게 됐어요.
-대구동에서 맞붙은 민정당의 박준규씨와 민주당의 목요상 의원은 구공화당시절 당의장 서리·중앙위 간부로 한솥밥을 먹던 입장이었으나 지금은 서로 당명을 바꿔 달고 나섰으니까요.
-진천-음성의 김완태 의원(민정)은 며칠전까지만 해도 민주당 소속이었는데 이번에는 참을 돌려 쥐고 민주당 진영으로 돌격하고 있어요. 아무리 정치무상이라지만 너무 하더군요.
-친구지간에 얼굴을 붉히게 된 예도 많아요. 충무-통영-고성의 정순덕(민정) 김동욱(민주) 의원은 어릴때부터 단짝이고 창원에서 공천 경합때부터 마주친 이규효·김종하씨도 오랜 친구 사이랍니다.
-동래을도 재미 있어요. 김용균씨 (민정), 공화당 양찬우씨, 민주당 최형우 부총재등은 선대때부터 은원이 얽힌 사이랍니다.
-2·12총선 때 이철의원의 선거참모장이었던 설훈씨가 평민당 간판을 달고 성북갑에 나타나 이의원을 향해 덤벼드는 것도 기묘한 형국입니다.
-유종렬(민정) 노승우(민주)씨는 각각 경희대·외대교수로 동대문 갑에서 붙었고, 성북을의 강의재(민정) 현승일 (민주)씨 및 송파갑의 조정환씨(민정) 허경구 의원(무소속)은 언론계 선후배 사이죠.
-같은 신문사 선후배인 조남조 의원(민정)과 이협씨(평민)는 하마터면 만날뻔 했으나 익산과 이리로 가까스로 피했어요.
-가평-양평의 김영선 의원 (민정) 오치성씨 (공화)는 예비역 장성으로 별들의 전쟁이 됐읍니다.
-동창간에 맞붙은 예는 수두룩하죠. 전주갑·을은 전주고 대부격인 이철승 의원 (신민)에서부터 막내인 태기표씨 (민정)까지 전원이 선후배며 대구 중구에선 유수호(민정) 김현규(민주) 한병채(무소속)씨가 경북고 선후배 사이죠.
그밖의 도시에서도 그지역 명문고 출신끼리 2파전, 3파전을 벌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리=허남진·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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