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해진 프리미엄 … 2만원 싼데 10GB 더 줘, 콘텐트는 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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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새해 들어 이동통신 업계가 출렁이고 있다. 통신 3사는 프리미엄 요금제 인하 경쟁에 돌입했다. 하락세를 걷고 있는 알뜰폰 업계에선 무제한 요금제가 사라지고 있다. 통신 요금 인하를 공약으로 내건 정부는 보편요금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통신사들이 이에 반대하고 있어 법률 개정까지 이어질지 미지수다. 그런 가운데 정부는 통신사 마일리지로 요금을 지불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3가지 키워드로 새해 ‘알아두면 쓸모있는’ 통신요금 변화를 살펴봤다.

이통업계 연초부터 요금제 경쟁 #알뜰폰 무제한 요금제 줄인 대신 #데이터 사용량 늘린 상품 내놔 #2만원대 보편요금제는 아직 표류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① 프리미엄 요금제 경쟁=데이터를 많이 쓰는 소비자를 위한 프리미엄 요금제 경쟁이 새해 들어 치열해지고 있다. 처음으로 판을 흔든 건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2월 20일 11만 원대 요금제를 없애고 8만 원대 요금제로 비슷한 혜택을 제공하는 요금제로 개편했다. 기존 ‘데이터 스페셜 C’ 요금제(월 8만8000원)는 매월 30기가바이트(GB) 데이터를 제공했다. 개편한 ‘데이터 스페셜 C’ 요금제는 ‘데이터 스페셜 D’(월 11만원)와 동등한 매월 40GB를 제공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최고가 요금을 2만2000원 할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반응도 좋아 요금제를 내놓은뒤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LG유플러스 측은 설명했다.

이에 더해 LG유플러스는 요금할인 소비자가 약정 기간이 끝나기 전에 재약정 할 경우 할인반환금(위약금)을 유예한다고 14일 밝혔다. 단 재약정 기간이 끝나기 전에 계약을 해지하면 새로운 약정 할인반환금에 더해 기존 약정 할인반환금도 내야 한다.

KT는 기존 프리미엄 요금제에 추가 서비스를 얹어주며 대응에 나섰다. KT는 지난 2일부터 ‘데이터 선택 87.8’ 요금제(월 8만7890원)와 ‘데이터 선택 109’ 요금제(10만9890원)를 쓰는 고객에게 미디어팩(9900원)과 태블릿 등 스마트기기 요금제(8800원~1만1000원) 혜택을 추가로 주고 있다. 미디어팩은 월 9900원에 4만원 상당의 음악·웹툰 등 콘텐트를 제공하는 패키지 서비스다.

SK텔레콤은 프리미엄 요금제 대응에 아직까진 나서지 않고 있다. 대신 지난달 15일부터 로밍 요금제 부과 단위를 24시간에서 12시간으로 바꾸며 데이터로밍 소비자 혜택을 높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24시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하루 치 비용을 내는 경우가 있어 요금 부과 체계를 12시간 단위로 바꿨다”고 말했다.

② 알뜰폰 무제한 요금 줄어=알뜰폰 최대 사업자인 헬로모바일은 지난달 21일 월 3만3000원에 음성·데이터·문자를 무제한 제공하는 ‘10GB 33’ 요금제 가입을 중단했다. 대신 월 2만2000원에 데이터 10GB와 음성통화 100분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 에스원 안심 모바일은 올해 들어 주요 유심 요금제 행사가격을 인상했다. 데이터 6GB를 제공하는 요금제는 월 2만8600원에서 3만800원으로 올렸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는 3만2890원에서 4만1690원으로 인상했다.

알뜰폰 업체들은 대신 쓸데없는 기능과 거품을 뺀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유플러스알뜰모바일은 음성·문자 없이 데이터만 최대 20GB 제공하는 ‘유심데이터만 20’ 요금제를 지난달 22일 내놨다. 약정 없이 월 기본요금 1만8700원이다.

타 업종과의 제휴를 통해 활로를 찾기도 한다. KT 엠모바일은 롯데멤버스와의 제휴를 통해 매월 엘포인트를 적립해주는 ‘L.POINT 요금제’를 지난 11일 출시했다. L.POINT 요금제는 총 3종으로 요금제에 따라 매월 2000~3000원 상당의 엘포인트가 적립된다. 엘포인트는 롯데백화점, 롯데홈쇼핑 등 롯데멤버스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③ 갈피 못 잡는 보편요금제=정부는 보편요금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나 통신사들이 반대하고 있어 도입 여부가 불투명하다. 보편요금제는 데이터 1GB·음성 200분을 2만 원대에 제공하는 요금제다. 정부는 법률을 개정해 통신사들이 3만 원대에서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를 2만 원대로 낮출 계획이다.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는 올해 초까지 6차례 회의를 열었지만, 보편요금제 등 주요 안건 논의가 헛돌고 있다. 보편요금제 도입을 담고 있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입법 예고를 마치고 규제개혁위원회 심사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통신업계의 강한 반발이 계속될 경우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데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통신 3사는 “보편요금제 도입은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통신사 마일리지로 통신요금을 결제할 수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통신사들과 협의하고 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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