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아이스하키 3연승, 패럴림픽 모의고사 만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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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일본 나가노에서 열린 2018 일본 국제 장애인아이스하키선수권 노르웨이전을 앞둔 한국 선수단. [사진 대한장애인아이스하키협회]

10일 일본 나가노에서 열린 2018 일본 국제 장애인아이스하키선수권 노르웨이전을 앞둔 한국 선수단. [사진 대한장애인아이스하키협회]

'1차' 평창 패럴림픽 모의고사는 만점이다. 장애인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일본에서 열린 친선대회에서 패럴림픽 4강행을 다툴 체코와 일본을 연파했다.

한국 장애인하키 대표팀은 9일 일본 나가노에서 열린 2018 일본 국제 장애인아이스하키 선수권 예선에서 3전 전승을 거뒀다. 1위로 예선을 마친 대표팀은 12일 4위 일본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13일 결승 상대는 2위 체코-3위 노르웨이전 승자다.

한국은 대회 첫날인 9일 체코를 4-1로 눌렀다. 1피리어드 1분20초 만에 에이스 정승환의 첫 골로 앞서간 한국은 1피리어드 중반 동점골을 내줬다. 그러나 2피리어드 28분59초에 김영성의 중거리슛으로 리드를 잡았고, 3피리어드에 장종호가 2골을 추가해 쐐기를 박았다. 세계랭킹 9위인 체코는 패럴림픽에서 한국(3위), 미국(2위), 일본(10위)과 함께 B조에 배정됐다. 조 1,2위가 준결승에 진출하지만 미국은 압도적인 전력을 갖고 있어 한국-체코-일본이 조 2위를 다툴 전망이다. 대표팀은 패럴림픽을 앞두고 치른 대결에서 기세를 올렸다.

10일 열린 일본전은 '나가노 대첩'이란 이름을 붙일 만한 압승이었다. 한국은 8명의 선수가 돌아가며 골을 터트려 9-1로 이겼다. 한국은 시작 54초만에 장종호의 도움을 받은 김영성이 선제골을 넣었다. 이주승-정승환의 연속 득점으로 1피리어드는 3-0으로 끝났다. 2피리어드에서도 이용민, 최광혁, 조병석이 득점포를 가동했다. 새터민 출신 최광혁은 자신의 국제 대회 첫 득점을 신고했다. 한국은 3피리어드에서도 3골을 넣었다. 정승환은 공격포인트 5개(1득점·4도움)를 올렸다.

한국은 과거 일본으로부터 썰매 1대를 받아 아이스하키를 시작했고, 2001년 첫 대결에선 0-13으로 완패했다. 2006년 강원도청 창단 이후 기량을 끌어올려 17년 만에 상대를 압도할 정도의 수준으로 변모했다. 장애인 아이스하키 1세대 한민수는 “0-13으로 졌던 우리가 9-1 대승을 거뒀다. 예전엔 우리가 약해 소홀히 대한다는 느낌도 받았는데 이번에 일본을 꺾고 나니 ‘와, 세상이 바뀌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10일 일본 나가노에서 열린 2018 일본 국제 장애인아이스하키선수권 노르웨이전에서 경기를 벤치에서 지켜보는 서광석 감독과 한국 선수들. [사진 대한장애인아이스하키협회]

10일 일본 나가노에서 열린 2018 일본 국제 장애인아이스하키선수권 노르웨이전에서 경기를 벤치에서 지켜보는 서광석 감독과 한국 선수들. [사진 대한장애인아이스하키협회]

한국은 10일 예선 마지막 경기에선 연장 승부 끝에 노르웨이를 3-2로 이겼다. 1피리어드 6분 57초에 장동신의 도움을 받은 정승환 선수의 득점으로 앞서나간 한국은 2피리어드에 동점골을 내줬다. 그러나 마이너 페널티로 선수가 1명 부족한 상태에서 정승환이 다시 골을 넣어 2-1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다시 한 골을 내주면서 2-2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5분 연장에서도 골이 나오지 않은 두 팀은 결국 승부슛에 들어갔으나 나란히 3명의 선수가 모두 득점에 실패했다. 골리 유만균은 노르웨이의 4번째 슛을 막아냈고, 정승환이 골망을 갈라 승리를 따냈다.

2010 밴쿠버(6위), 2014 소치 패럴림픽(7위)에 출전한 한국은 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린 테스트이벤트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캐나다(세계랭킹 1위)와 미국에 이어 동메달을 따냈다. 이번 대회에서는 사상 첫 메달 획득을 노리고 있다. 독일, 노르웨이, 이탈리아 등 유럽세를 넘어야만 가능할 전망이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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