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추울까봐 길에 앉아 품어주는 꼬마 아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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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A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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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40대 여성 A씨는 지난 7일 반려견과 함께 집 앞 산책을 하던 도중 옆동네 아파트 단지 바닥에 주저 앉아 있는 한 5~7세 추정 어린이를 보았다.

걱정이 돼 다가가 "넘어진 거니?"라고 물었을 때 A씨는 보았다. 이 아이의 품에 안긴 길고양이를.

A씨는 중앙일보에 "(아이의 품에 안겨 있던 길고양이는) 그 길을 산책하면서 저도 가끔 보던 고양이였다"며 "꼬마에게 들어보니 '날이 추운데 그 꼬마 어린이가 부르니 고양이가 와서 안겨 서로 온기를 나누고 있었던 것"이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진 A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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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어린이가 부르자 곧장 다가왔다고 한다. A씨에 따르면 어린이는 대수롭지 않다는 말투로 이렇게 말했다. "아파트 주민분들이 고양이 밥을 잘 챙겨주셔서 고양이들이 낯을 안 가려요"라고 말이다. A씨는 "굉장히 귀엽게 생긴 아이였는데 할아버지같은 말투로 말해 웃음이 나왔다"고 회상했다.

A씨는 아이에게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찍었고, 고양이와의 소중한 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 황급히 자리를 떴다.

[사진 A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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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날, 길고양이들의 보금자리를 없애버리거나 사료통에 쓰레기를 넣어두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 생명의 소중함을 몸소 체험하며 온기를 나눌 줄 아는 아이의 모습은 온라인에서도 훈훈한 감동을 주며 화제가 되고 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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