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특사 관련 의혹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8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의 최측근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국회를 찾았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3시 국회의장실에서 칼둔 청장을 접견했다. 칼둔 청장은 UAE에서와는 달리 전통복장 대신 회색 양복 차림에 구두를 신었다. 오후 2시 55분 국회를 찾은 칼둔 청장은 3층 의장실에서 약 40분 가량 머물렀다.
'UAE 의혹' 관련 키를 쥔 탓에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칼둔 청장은 국회 1층 로비에 들어서자 터진 플래시 세례와 취재진을 보고 약간 놀란 표정을 지어보였다. 차분하고 덤덤한 표정으로 일관했지만 살짝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면담 직후에도 미소를 띤 채 취재진이 던진 질문에 아무 말 하지 않은 채 차에 올랐다.
정 의장은 지난해 4월 UAE를 방문해 모하메드 왕세제와 면담한 바 있다. 이번 방한은 지난달 10일 임 대통령 비서실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모하메드 왕세제를 예방한지 한 달만이다.
이 자리에 한국당 원내대표 등도 참석 의사를 밝혔지만 UAE 측에서 "정세균 의장 단독 면담을 요구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전해졌다.
임 실장의 UAE 특사 방문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정치권에서는 군사협력 갈등설, 원전 축소설 등의 추측이 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등 야권에서는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며 국정조사도 거론하는 상태다.
백민경·하준호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