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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 최대주주 돌연 주식처분 … 정보 샜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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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코스닥 시가총액 3위 업체인 신라젠이 최대주주 일가의 갑작스러운 주식 처분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주식 대량 매도 공시가 뜨기도 전 주가가 하락하며 내부 정보 유출 논란도 함께 일었다. 공모가 1만5000원으로 2016년 12월 6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신라젠 주가는 상장 1년 1개월 만에 667% 급등했다.

매도 공시 전 주가 폭락해 논란 #사측 “세금 내려 지분 판 것” 해명 #하루 뒤 주가 10만원대로 급반등

신라젠 주가 추이

신라젠 주가 추이

문은상 신라젠 대표는 지난달 21일부터 3일까지 156만2844주를 팔았다고 지난 4일 공시했다. 금액으로는 1325억5312만원에 달한다. 문 대표는 물론 친인척 9명(특수관계자)도 함께 주식을 매도해 이들의 보유 지분은 20.52%에서 16.53%로 내려갔다.

일반적으로 대주주는 지분 매각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시간외매매 방식을 택한다. 하지만 문 대표 일가는 증시 개장 시간에 주식을 파는 장내 매도를 택했다.

시점도 문제다. 4일 신라젠 주가는 전날보다 10.49% 급락한 9만2200원에 마감했다. 신라젠 대량 매도 공시가 나온 건 이날 증시 마감 후다. 4일 신라젠 공매도 거래에 몰린 대금도 전날(130억9640만원)의 배가 넘는 292억2473만원을 기록했다. ‘선 주가 하락, 후 공시’에 대주주의 대량 주식 매매 사실이 사전에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라젠의 미국 자회사가 개발 중인 항암 바이러스제 ‘펙사벡’의 특허 출원이 거절되고 임상 실험이 중단될 수 있다는 소문도 주식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번졌다. 숨은 악재가 불거지기 전에 대주주가 주식 처분에 나선 것 아니냐는 추측도 뒤따랐다.

이런 의혹에 신라젠은 5일 입장문을 냈다. “주식 처분은 문 대표의 국세청 세금 납부와 채무 변제를 위한 불가피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또 펙사벡의 임상 실험 중단 소문에 대해서는 “악의적인 루머에 대해선 강력히 대응할 계획이며 펙사벡의 모든 임상 과정엔 전혀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해명이 나온 5일 신라젠 주가는 전날보다 8.46% 오른 10만원으로 회복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주식 매도에 따른 차익 규모를 따져보면 세금과 채무를 제외하고도 많은 수익이 최대주주에게 돌아간다”며 “판단은 이르지만 이후 신라젠의 의약품 개발에 문제가 생긴다면 관련 조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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