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개발원조 3배로 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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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0일 새벽(한국시간)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의 수도 아부자에서 올루세군 오바산조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에너지 개발과 인프라 건설 분야의 양국 간 실질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이번 순방을 계기로 대(對) 아프리카 정부개발원조(ODA)를 2008년까지 3배로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아프리카 개발 지원 계획을 천명하는 '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한국 이니셔티브' 10개 항(표 참조)을 한.나이지리아 경제인 오찬 간담회(10일 오후)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 이니셔티브'와 관련,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그간 한국의 대외 지원은 아시아에만 집중돼 왔다"며 "반드시 경제적 이익이 따르지 않더라도 인류 공통의 대의를 위해서라면 아프리카 지원에 나설 때가 됐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ODA가 3배로 확대되면 아프리카 지원 규모는 1억 달러 정도가 된다. 특히 인구 1억4000만 명의 나이지리아가 아프리카 연합(AU)의 통합을 주도하는 주도국인 점을 감안, 발표 장소를 나이지리아로 잡았다.

이와 함께 반기문 외교부 장관의 유엔 사무총장 도전과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한 중국.일본의 적극적인 아프리카 지원을 포함한 국제적 여건도 감안이 됐다.

한국과 나이지리아는 이날 정상회담을 전후로 석유.가스 등 에너지와 정보기술(IT) 분야의 실질적 협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에너지.자원 협력 약정'과 '해상광구 생산물 분배계약'을 체결했다. 김영주 경제정책수석은 "이곳의 광구 2개에 대한 탐사 발굴권 확보와 이에 대한 생산물 분배 계약의 체결"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의 연간 원유 수입량이 8억5000만 배럴, 나이지리아의 원유매장량은 350억 배럴로 추정되고 있다. 오바산조 대통령은 회담에서 "한국 기업들이 나이지리아의 에너지.인프라 분야의 발전을 위해 투자를 늘려달라"고 요청했고 노 대통령은 "기업들의 참여를 적극 독려하겠다"고 답했다. 한국은 지난해 나이지리아에서만 31억 달러 규모의 플랜트 분야 수주를 했다.

노 대통령은 앞서 3박4일간의 이집트 방문을 마치고 9일 오후 아부자에 도착, 2박3일간의 나이지리아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아부자=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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