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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공부] 자율전공 18년의 전통, 전공의 벽을 허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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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국내 예술과 디자인 교육의 요람으로 알려진 홍익대(사진)가 2018학년도 입시에서 정원의 24.9%에 해당하는 914명을 자율전공으로 선발한다. 이 중 캠퍼스 자율전공 785명은 계열 구분 없이 모든 전공을 수강하고 자유롭게 자신의 전공을 선택할 수 있고, 미술대학자율전공 79명과 과학기술대학자율전공 50명은 각 미술대학과 과학기술대학 내 전공을 선택하게 된다.

홍익대 4차 산업혁명 대비

이달 진행되는 정시 수능전형에서 서울캠퍼스는 자연·예능계열 116명, 인문·예능계열 84명을 뽑는다. 세종캠퍼스는 자연·예능계열 71명, 인문·예능계열 50명을 전공 구분 없이 계열별로 통합 선발한다. 종전의 문·이과 통합전형을 실시하던 것과 달리 2017년부터는 계열별 전형을 실시하고 있으므로 2018년에도 학생들의 점수 분포 및 지원 성향 등이 유사한 경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러 학과 수업 듣고 전공 선택

캠퍼스 자율전공에 합격한 학생들은 입학할 때 계열 구분과 관계없이 해당 캠퍼스의 자연·인문·미술계열의 학과(서울캠퍼스 사범대학과 세종캠퍼스 산업스포츠학과 제외) 선택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학생들은 각 전공의 교육(사범대학 제외)을 자유롭게 신청하고 자신의 적성에 어떤 전공이 맞는지 충분히 탐색한 후 자신에게 맞는 전공을 선택한다. 이후 해당 전공의 졸업 요건에 충족하면 관련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특히 캠퍼스 자율전공 학생들은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고 융합 교육을 실현할 수 있도록 마련된 지능로봇, 스마트시티, 빅데이터, 사물인터넷공학, 디자인 엔지니어링과 같은 9개 융합 전공을 자신의 1전공으로 선택하고 이수할 수 있다.

자유롭게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캠퍼스 자율전공 학생들에게만 허용된다. 이 때문에 자율전공 제도는 현재 홍익대가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융합전공제도와 더불어 높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캠퍼스 자율전공 제도는 적성과 관심보다 대학 입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현 고등교육의 단점을 보완하고 대학 진학 후 진로를 선택하지 못해 방황하는 위험을 최소화해 주는 전공 제도로 평가받는다. 자율전공 학생들의 반응도 좋다. 2014년 자율전공으로 입학한 김새벽 학생은 “고등학생 때는 막연하게 경영학과에 진학하길 희망했지만 입학 후에는 꿈이 바뀌었다”며 “여러 학과 수업을 들으며 진지하게 진로를 고민했고 지도교수와의 상담을 통해 기계시스템 디자인공학과로 전공을 정했다”고 만족해했다.

자율전공 제도에 대한 지원도 체계적이다. 홍익대는 자율전공 학생들이 전공탐색 과정에서 최적의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각 전공과계열 지도교수제를 실시하고 있다. ‘자율전공지원본부’도 운영 중이다. 이곳에는 전공탐색 부스가 있는데 입학한 학생들은 자율전공 선배로부터 실질적인 조언과 추천 전공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 자율전공 학생들이 전공을 이수하는 데 필요한 정보 자료 등도 받을 수 있다.

김영환 홍익대 총장은 “2000년 국내 최초로 이 제도를 도입했을 때는 주변의 우려와 걱정이 많았지만 이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적합한 제도임이 증명됐다”며 “현재 정원의 24.9%에 해당하는 914명을 자율전공으로 선발하는데 앞으로 선발을 더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인당 장학금 가장 많은 사립대

2016년 중앙일보가 발표한 대학평가에 따르면 홍익대가 전국 사립대학 중 연간 장학금 지급 1위를 기록했다. 학생 1인당 장학금 380만원, 2016년 정보공시 기준으로 총 684억원을 장학금을 지원함으로써 등록금 대비 45.8%의 지급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해외 유명 대학인 미국의 칼아츠, 독일의 아헨공대 등 제휴 대학들과 ‘디자인 공학계열 협업 수업’ 과목을 개설하고 이 과정에 선발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한다.

기숙 시설 구축도 눈에 띈다. 홍익대는 서울 캠퍼스 재학생의 12.7%에 달하는 1755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 시설을 자랑한다. 값비싼 주거비용으로 고민하는 지방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홍익대는 2016년에 1066명을 수용하는 24층 규모의 제2 기숙사를 준공했다. 지난해 말에는 제3 기숙사를 추가적으로 완공했다.

라예진 기자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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