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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평창 온다면, 피겨 페어 염대옥·김주식 1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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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북한이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를 결정할 경우 출전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 피겨 스케이팅 페어 종목의 염대옥-김주식 조. [AP=연합뉴스]

북한이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를 결정할 경우 출전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 피겨 스케이팅 페어 종목의 염대옥-김주식 조. [AP=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신년사에서 “북한 선수단을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 파견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평창올림픽에서 북한 선수들을 볼 가능성이 커졌지만 실무적인 면에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개막까지 30여 일, 가장 큰 산은 북한의 올림픽 출전권 문제다.

티켓 따고도 참가 신청 안 했지만 #IOC “와일드카드 자격 출전 허용” #쇼트트랙 최은성·김은혁도 가능성 #아이스하키 단일팀 불씨 살아나

평창올림픽 금메달은 7개 종목, 102개다. 바꿔 말해 102개 세부 종목이 치러지는데, 1일 현재 북한이 출전권을 확보한 종목은 전혀 없다. 올림픽은 종목에 따라 예선이나 이에 준하는 대회 또는 세계 랭킹(랭킹 포인트)에 따라 출전 자격을 준다. 올림픽은 참가만으로도 영광이기 때문에, 국적까지 바꿔 출전하는 선수도 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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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는 피겨 스케이팅 페어의 염대옥(19)-김주식(26) 조가 지난해 9월 평창행 티켓을 땄다. 국제빙상경기연맹 네벨혼 트로피 대회 6위 입상 덕분이다. 염대옥은 당시 “원수님께 우리들의 몸 춤을 단 한 번이라도 보여 드리고 싶은 것이 저의 간절한 소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마감시한(지난해 10월 30일)까지 참가 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출전권은 다음 순위였던 일본에 돌아갔다.

같은 대회 쇼트트랙 남자 1500m 준결승전에서 이정수(한국)와 경쟁하는 최은성(106번). [뉴시스]

같은 대회 쇼트트랙 남자 1500m 준결승전에서 이정수(한국)와 경쟁하는 최은성(106번). [뉴시스]

남자 쇼트트랙의 최은성(26)과 김은혁(16)은 2017~2018시즌 월드컵 3, 4차 대회에 불참했다. 쇼트트랙은 4차례 월드컵 중 3개 대회 성적을 따져 출전권을 준다. 1, 2차만 참가한 두 선수는 원칙적으로는 올림픽 출전 자격이 없다. 그런데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앞서 “북한이 참가 결정을 내릴 경우 와일드카드(특별 초청 선수) 자격 출전을 돕고, 비용도 다 부담하겠다”고 발표했다. 김정은이 직접참가 의사를 표시한 만큼 ‘평화 올림픽’을 지향했던 IOC가 개별 종목 단체와 협의해 와일드카드를 주도록 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린 여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북대결을 펼친 북한 여자아이스하키대표팀(빨간 유니폼). [중앙포토]

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린 여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북대결을 펼친 북한 여자아이스하키대표팀(빨간 유니폼). [중앙포토]

여자 아이스하키의 단일팀 가능성도 불씨를 되살렸다. 지난해 6월 정부는 “여자아이스하키의 남북 단일팀 구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하지만 북한은 출전권을 따지 못했다. 단일팀에는 23명 엔트리의 배분, 조직력 저하에 따른 전력 약화, 예선 탈락국과의 형평성 등 문제가 따른다. 일각에선 한국 선수들 반발을 고려해 ‘23+α’(한국 선수 전원에 북한 선수 일부 합류)안이 제시됐다.

남북의 개막식 공동입장 여부도 관심사다. 남북은 2000 시드니올림픽을 시작으로, 2002 부산 아시안게임, 2006 토리노올림픽, 2007 창춘 아시안게임에서 공동입장했다. 문제는 선수단 규모 차이다. 한국은 150여 명이지만 북한은 10명을 넘기기 어렵다. 그런 상황에서 남북이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입장할 경우 ‘가장행렬’처럼 보일 수도 있다. 김정은의 부인 이설주가 속했던 북측 미녀응원단 방문 여부도 관심사다.

북한이 역대 겨울올림픽에서 따낸 메달은 모두 2개다. 한필화가 1964 인스브루크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3000m에서 은메달을, 황옥실이 1992 알베르빌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에서 동메달을 각각 땄다. 2010 밴쿠버 올림픽 때는 노메달에 그쳤고, 2014 소치올림픽은 단 한 종목도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다.

박린·김효경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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