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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배터리 게이트에 사과문 냈지만 역부족, 팀 쿡 책임론도 대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애플이 아이폰 일부 기종의 배터리를 할인된 가격에 교체해준다는 사과 성명을 발표했지만 아이폰 고객들의 성난 민심을 달래기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집단소송이 확산하면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애플은 운영체제인 iOS 업그레이드를 통해 아이폰6 이후 노후기종의 성능을 고의로 떨어뜨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중앙포토]

애플은 운영체제인 iOS 업그레이드를 통해 아이폰6 이후 노후기종의 성능을 고의로 떨어뜨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중앙포토]

호주에서도 집단소송이 이어졌다. 호주 퀸즐랜드에 있는 법무법인 샤인 로이어즈는 애플을 상대로 아이폰 이용자들의 보상을 요구하는 집단소송 절차에 착수했다고 1일 밝혔다. 호주 매체인 뉴데일리는 "호주에서 애플의 성능 조작으로 피해를 본 이용자가 5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라며 "손해배상 청구액은 10억 달러(1조 685억 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호주에서도 집단소송 이어져 #시총은 300억 달러가 증발 #배터리 교체 공짜로 해줬어야 지적도 #연말에 시가총액 300억 달러 줄었는데 #팀 쿡 CEO는 지난해 1094억원 받아

이에 따라 애플을 상대로 소송이 제기됐거나 추진 중인 국가는 미국을 포함해 이스라엘ㆍ프랑스ㆍ한국ㆍ호주 등 5개국으로 늘었다. 건수로는 15건에 이른다.

애플이 지난해 12월 28일 사과 성명과 함께 아이폰6 이후에 나온 기종에 대해 배터리 가격을 79달러에서 50달러 할인한 29달러로 제공하기로 했다. 하지만 아이폰 사용자들은 애플의 해명과 보상책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무어 인사이트의 패트 무어헤드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배터리 교체비용은 10달러 미만”이라며 “무료로 교체해 줘도 25만 명 정도만 참여할 것으로 예상돼 애플이 지불하는 비용은 매우 미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객뿐 아니라 주주들도 큰 피해를 입었다.

구형 아이폰에서 아이폰X로 갈아탄 사용자들이 애플을 상대로 한 집단소송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은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가 2015년 3월 아이폰6와 6플러스를 처음 공개하는 모습. [AP=연합뉴스]

구형 아이폰에서 아이폰X로 갈아탄 사용자들이 애플을 상대로 한 집단소송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은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가 2015년 3월 아이폰6와 6플러스를 처음 공개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이쯤 되자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지난해 12월 28일 애플의 사과 성명에 쿡 CEO의 서명이 없었던 것을 놓고 "배신감을 느끼는 애플 이용자들에게 쿡 CEO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은 사과문에 자신의 이름을 넣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쿡 CEO는 2012년 애플 맵에 따른 사과 성명과, 2016년 아이폰 잠금장치 해제를 둘러싸고 FBI(미 연방수사국)와 충돌을 빚었을 때 애플 성명 모두에 사인을 남겼다. 그렇지만 이번 배터리 사과문에는 그의 성명과 사인이 담기지 않았다.

최근 쿡 CEO의 급여명세서가 공개되면서 불만은 더 커지고 있다. 쿡 CEO는 지난해 급여와 인센티브 주식 등을 합해 1억200만 달러(1094억원)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애플 주가는 지난해 종가 기준으로 169.23달러까지 곤두박질치면서 크리스마스 이후 연말까지 시가총액만 300억 달러가 줄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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