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때문에 22일간 맹추위 속 수색한 경찰·소방관 수천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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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희(5) 시신 유기 피의자가 된 고양 친부 내연녀의 어머니 김모(61)씨(오른쪽 두번째)가 유치장으로 입감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고양 수색에 동원된 경찰들 [사진 연합뉴스]

고준희(5) 시신 유기 피의자가 된 고양 친부 내연녀의 어머니 김모(61)씨(오른쪽 두번째)가 유치장으로 입감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고양 수색에 동원된 경찰들 [사진 연합뉴스]

실종된 고준희(5)양이 29일 결국 전북 군산의 한 야산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고양의 가족이 지난 8일 경찰에 거짓 실종신고를 한지 22일만이다. 고양의 친부 고씨는 전날 경찰에 고양의 암매장 사실을 자백했다. 이는 경찰이 통신기록 등을 통해 고씨와 내연녀 이모씨(35)의 어머니 김모씨(61)가 군산의 한 야산에 다녀왔으며 군산에서 이들의 휴대전화가 동시에 꺼진 점을 수상히 여기고 추궁한 끝에 나왔다.

전북지방경찰청은 29일 “이날 오전 4시45분께 수색작업을 벌이던 군산의 한 야산에서 준희양의 시신을 발견했다. 당시 시신은 쓰러진 나무 밑에 수건으로 싸인 채 있었다”고 밝혔다. 준희양이 살던 전주 집에서 시신이 발견된 장소까지는 차로 서쪽방향 약 50분 거리였다.

준희양 실종수사는 내연녀 이씨가 지난 8일 “밖에 나갔다가 집에 돌아오니까 아이가 없어졌다”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이뤄졌다. 경찰은 고양을 찾기 위해 병력 3천여명과 수색견, 헬기, 고무보트 등을 동원해 준희양이 실종된 원룸 반경 1㎞를 대대적으로 수색했다. 경찰은 맹추위로 꽁꽁 언 호수 얼음을 깨며 고양을 애타게 찾기도 했다.

전북 전주에서 고준희(5)양이 실종된 지 31일째인 18일 오전 경찰과 소방대원, 군부대 등이 아중저수지에서 수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북 전주에서 고준희(5)양이 실종된 지 31일째인 18일 오전 경찰과 소방대원, 군부대 등이 아중저수지에서 수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집 주변 반경 1㎞를 샅샅이 뒤졌지만 성과는 없었다. 경찰은 26일 수색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집 주변부터 다시 수색을 시작한 경찰은 고양이 강력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집에서 300m 가량 떨어진 하천 하류도 샅샅이 수색했다. 의심이 가는 가족을 대상으로 수사를 병행했다. 고씨 등이 거짓말탐지기를 거부하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여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고씨의 뒤늦은 자백으로 경찰은 28일 밤 마지막 수색에 돌입했다. 지난 밤 8시쯤 나온 4월에 야산에 유기했다는 자백을 토대로, 경찰들이 밤샘 수색에 돌입한 결과 새벽 4시 45분께 고양의 싸늘한 주검을 발견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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