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욱 서울시장 불출마 선언…"제 역량과 지혜가 부족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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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욱 한나라당 국회의원 [중앙포토]

홍정욱 한나라당 국회의원 [중앙포토]

홍정욱 전 한나라당 의원이 28일 서울시장 불출마를 선언했다.
홍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제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한 언론보도에 생각보다 많은 분들께서 관심을 가져주셔서 제 입장을 명확히 밝히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민과 국가를 섬기는 공직은 가장 영예로운 봉사”라며 “그러나 공직의 직분을 다하기에 제 역량과 지혜는 여전히 모자란다. 따라서 당장의 부름에 꾸밈으로 응하기보다는 지금의 제 자리에서 세상을 밝히고 바꾸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불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홍정욱 전 한나라당 의원 페이스북

홍정욱 전 한나라당 의원 페이스북

이에 따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지방선거 전략 구상도 차질을 빚게 됐다.
당초 홍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수도권(서울ㆍ경기)과 PK(부산ㆍ경남) 등 주요 ‘Big 4’  지역에는 외부인사를 영입해 승리로 이끌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었다. 서울시장 후보는 홍 전 의원을, 경기지사 후보는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을, 부산시장 후보는 장제국 동서대 총장을, 경남지사 후보엔 안대희 전 대법관이 꼽혀왔다.
특히 헤럴드 미디어 회장이자 비영리 재단법인 올재 이사장을 맡은 홍 전 의원은 젊고 개혁적인 이미지를 갖춰 서울시장뿐 아니라 지방선거 전체 구도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카드로 기대를 모았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이날 홍 전 의원뿐 아니라 지난 26일엔 안 전 대법관과 장 총장도 각각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홍 대표의 지방선거 구상은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또한 지방선거 전초전 격인 외부인사 영입이 모두 불발되면서 이로 인한 손실도 만만치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당 관계자는 “결국 주요 인사들이 한국당 간판으로 나서기가 꺼려진다는 이야기 아니겠느냐”며 “바닥 민심이 좋지 않다. TK(대구ㆍ경북) 외에는 모두 내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현실로 드러난 것 같다”고 우려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 [중앙포토]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 [중앙포토]

한편 한국당 지도부는 홍 전 의원 영입에 실패하면서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출마 의향을 타진하고, 외부인사 영입이 끝내 불발될 경우 3선의 김용태(49) 의원 카드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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