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환구시보 “미·중 군사핫라인 설치는 가짜뉴스…이간질 목적” 주장

중앙일보

입력

일본 언론의 미중 군사 핫라인 개설 보도가 북중 사이를 이간질 하려는 가짜뉴스라고 반박한 중국 환구시보 27일자 지면.

일본 언론의 미중 군사 핫라인 개설 보도가 북중 사이를 이간질 하려는 가짜뉴스라고 반박한 중국 환구시보 27일자 지면.

미국과 중국이 북한 유사시를 대비한 군사 핫라인을 개설했다는 일본 아사히신문의 지난 25일 자 보도를 중국 매체가 “가짜 뉴스”라며 반박했다.

중국 인민일보 산하의 환구시보는 27일 사설과 전면 기사로 “일본 보도가 한국과 중국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의도”라며 반박했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25일 복수의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을 관할하는 미·중 양군 담당부문이 정기적 만남을 갖고 주한미군 사령부와 중국 북부 전구 사령부가 북한 유사시를 대비해 직통전화(핫라인)를 개설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환구시보는 미·중 군사 핫라인은 여러 오해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사설은 “중국은 한반도에서 전쟁과 동란 발발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해방군 북부 전구와 주한미군이 민감한 현 정세에서 군사 핫라인을 개통했다면 한반도 군사충돌이 이미 임박했으며, 해방군이 미군의 행동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으며 서로 협조할 것이라는 등 외부에서 다양한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사를 보도한 일본의 저의가 ‘이간질’이라고 단정적으로 보도했다. 사설은 “이 가짜 정보는 북·중 관계를 이간하려는 의도”라며 “일본 언론은 부실한 소식을 뿌려 미·중이 손잡고 북한 정권에 대항한다는 허상을 만들려는 시도로 북한의 중국에 대한 불신을 촉진해 북·중 대립을 일으키려는 것”이라고 단정했다.
그러면서 한·중 관계 개선을 방해하려는 의도까지 의심했다. 사설은 “문재인 대통령 방중이 양국의 오해를 크게 완화했음에도 미·중이 직접 전방 사령부 군사 핫라인을 설치했다면 한국인들은 중국이 미국과 한국 앞에서 각각 딴전을 피운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끝으로 “일본은 한반도 정세에 불에 기름 붓는 역할을 잘한다”면서 “지금은 60년 전이 아니며 북한 미사일 사정거리가 일본 주요 지역에 이미 도달하기 때문에 일본은 일단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지면 자신은 화가 미치지 않으리라는 요행을 버려야 자기 행동을 지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익명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는 환구시보 인터뷰에서 “(아사히 보도는)중국을 한·미·일의 대북 압박 시스템에 묶어두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북·중 접경에 설치 중으로 알려진 50만 명 수용 규모의 난민 캠프 조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저우융성(周永生) 중국 외교학원 교수는 “일본 국내에서 한반도 정세를 보는 태도는 무척 복잡하다”며 “아베 총리는 미국이 무력을 동원한다면 일본은 미국의 군사행동에 참여하겠다고 암시했다”고 지적했다. 저우 교수는 “일단 전쟁이 발발하면 북한은 우선 한국과 주한미군을 공격할 것이고 북한의 국력이 한계가 있어 일본으로 날아올 미사일은 몇 발되지 않으며 일본은 충분히 격추할 능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환구시보의 이날 기사와 사설은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그대로 번역 게재됐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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