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합의 TF 결과 내일 발표 … 한·일 관계 요동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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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한·일 간 12·28 위안부 합의 과정을 점검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직속의 태스크포스(TF)가 27일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 내용에 따라 한·일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합의 과정 외교 비밀 포함 가능성 #보고서 토대로 피해자 의견 수렴

오태규 전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TF는 지난 7월 31일 발족한 이후 위안부 합의가 도출된 과정과 배경 등을 면밀히 살폈다. 일반 전문가 등이 포함된 TF는 1차로 이러한 내용이 담긴 외교문서들을 열람했고, 그런 만큼 비밀로 분류된 합의 과정에 관한 내용도 보고서에 포함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외교부의 ‘외교문서 공개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외교문서는 30년이 지났을 때 외교문서 공개심의회의 심사를 거쳐 일반에게 공개해야 한다. 이런 내용을 알고 협상에 임한 일본으로선 비밀이 공개된다면 불편해할 수 있다. 외교 소식통은 “일본뿐 아니라 다른 나라 카운터파트들에게도 언제든지 우리 정권이 바뀌면 내용이 공개될 수 있다는 불신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TF 보고서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피해자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생존 할머니 32명을 모두 면담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려면 정부의 최종 결정은 평창올림픽 이후 나올 가능성 크다.

2015년 합의 당시 생존자는 46명이었고, 이 중 36명이 합의에 찬성했다. 현재 생존자 32명 중 일본 정부가 제공한 위로금을 수령한 할머니는 24명이다. 합의에 반대한 일부 할머니는 위안부단체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나눔의집에 속해 있다. 피해자의 의견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는 현 정부의 방침을 고려하면 합의 파기나 재합의 역시 배제할 수 없는 선택지에 해당한다. 이를 둘러싼 사정이 복잡해지면 한·일 관계의 불안정성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최근 일본 언론은 고노 다로 외상이 강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위안부 합의 TF 논의와 관련, “이런 상태로는 아베 신조 총리의 평창올림픽 참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외교부는 “일본의 국회 일정 등 여러 가지 제약 요인을 봐 가며 참석 여부를 결정한다고 했다”고 보도를 부인했지만 아베 총리는 현재까지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 일본 언론에선 위안부(역사) 문제와 북핵, 평창올림픽 등 다른 분야 협력을 결부시키는 ‘원트랙’ 전략을 흘리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TF 결과가 한·미·일 대북 공조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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