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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3연임 도전할 듯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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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뉴스1]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뉴스1]

하나금융지주가 차기 회장을 뽑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서 김정태(사진) 현 회장을 제외하기로 했다. 현직 회장이 자신에게 우호적인 이사회를 통해 ‘셀프 연임’을 한다는 금융당국의 지적에 따른 조치다. 하나금융지주는 22일 이사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새로운 지배구조 개선안을 의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셀프 연임’ 지적에 회추위서 빠져 #사외이사 7명이 회장후보 추천

이에 따라 회추위원은 김정태 회장을 제외한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한다. 과거엔 회추위원 본인이 회장 후보에 오르면 의결권을 제한하는 데 그쳤지만, 이번엔 아예 회장을 위원에서 제외했다. 따라서 김 회장과 사외이사 5명이던 회추위원은 사외이사 7명으로 바뀐다.

사외이사 추천 절차도 손본다. 사외이사 선임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주주와 외부 자문기관의 추천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연차보고서엔 사외이사 추천 경로를 공시한다. 그동안은 추천인을 ‘사외이사추천위원회’라고만 공시해서 사실상 추천 경로를 알 수 없었다.

후계자 양성프로그램은 내실화한다. 해외 유명 비즈니스스쿨과 연계한 ‘하나 리더스 아카데미 글로벌 과정’을 활성화하고 국내 대학 ‘최고경영자 과정’을 회장 후보군 위주로 개편한다. 이 외에도 후계 양성 프로그램을 별도로 마련해 그 운영 결과를 회추위에 정기적으로 보고하기로 했다.

리스크관리위원회도 사내이사인 김병호 하나금융 부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을 제외하기로 했다. 리스크 관리 기능의 독립성을 높이고 이해 상충의 우려 사항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내용은 지난 12일 금융감독원이 하나금융에 내린 경영 유의 조치에 포함된 것이다. 당시 금감원은 최고경영자(CEO) 승계 절차와 관련한 투명성과 공정성이 미흡하다며 회추위 구성과 내부 후보군 선정 문제 등을 지적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역시 지난달 말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지주사 CEO가 가까운 분들로 이사회를 구성해 본인의 연임을 유리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윤종남 하나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은 “하나금융지주 이사회가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사항을 모두 반영해 객관성·투명성·공정성을 강화한 지배구조 개선안을 마련했고 이를 충실히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이 금융당국의 요구사항을 전면 수용하면서 김정태 회장의 3연임 도전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김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일까지다. 임기 만료 60일 이전에 회추위를 구성한다는 규정에 따라 회추위는 내년 1월부터 가동한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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