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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고노 외상, 첫 방일 강경화에게 준 '의외의 선물'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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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왼쪽) 외교부 장관이 19일 일본을 방문, 도쿄(東京) 이쿠라(飯倉) 공관에서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과 회담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경화(왼쪽) 외교부 장관이 19일 일본을 방문, 도쿄(東京) 이쿠라(飯倉) 공관에서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과 회담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19~20일 취임 뒤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한 강경화 장관에게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상이 ‘깜짝 선물’을 전달했다.

21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고노 외상이 준비한 선물은 방수용 이어폰이었다. 외교장관끼리 주고받기에 다소 뜬금없는 듯하지만, 사실은 강 장관을 위한 맞춤형 선물이었다는 평가다.

강 장관의 취미가 수영이기 때문이다. 이를 파악한 일본 측이 수영하는 동안 물속에서도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준비한 것. 강 장관은 지난 8월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 기념 대국민보고대회에 참석했을 때 건강관리를 어떻게 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가끔 수영을 한다”고 답했다. 강 장관은 실제 시간이 날 때면 수영을 하며 스트레스를 푼다고 한다.

일본은 이같이 선물에 세심하게 신경 쓰는 외교술을 펼친다. 지난 2015년 6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처음 방일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외교 소식통은 “일본 측이 어떻게 알았는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이 만찬에서 윤 장관이 좋아하는 일본식 과자인 전병(센베이)에 ‘윤병세’라고 이름을 새긴 과자를 선물로 준비했더라. 우리 측도 바둑을 좋아하는 기시다 외상에게 차돌로 만든 바둑알과 바둑통을 선물했다”고 전했다.

강 장관과 고노 외상은 역대 어느 한·일 장관들보다도 자주 만나며 친분을 쌓고 있기도 하다. 강 장관은 6월, 고노 외상은 8월 취임했는데 19일 회담을 포함해 지금까지 벌써 네 차례나 회담했다.

하지만 이런 선물과 친분이 향후 큰 효과를 발휘할 지는 미지수다. 한·일 관계의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위안부 합의 태스크포스(TF)의 검토 보고서 공개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27일 공개될 보고서는 12·28 위안부 합의가 도출되기까지의 경과, 배경 등을 담고 있다. 합의 전후로 피해자 의견 수렴이 충분치 못했다는 비판적인 내용으로 작성됐다고 한다. 정부는 보고서를 토대로 피해자들과 학계 등의 의견을 수렴한 뒤 관련 정책을 결정할 방침이다.

강 장관은 보고서 최종안을 보고받은 뒤 방일했고, 고노 외상에게도 대략적인 내용과 향후 정부의 계획을 설명했다고 한다. 고노 외상은 이에 시종일관 “합의의 이행이 중요하다”는 입장으로 답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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