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추행·내연녀 협박 교수...法, 징역 1년 6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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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폰을 투약한 뒤 외손녀를 강제로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6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중앙포토ㆍ연합뉴스]

필로폰을 투약한 뒤 외손녀를 강제로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6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중앙포토ㆍ연합뉴스]

여성 제자를 성추행하고, 자신의 내연녀에게 협박을 일삼은 60대 대학 교수에게 법원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 교수는 제자의 장학금까지 뜯어냈다.

전주지법 형사6단독 정윤현 판사는 강제추행·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기소된 전북의 모 대학교 교수 A(62)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법원은 A씨에게성폭력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도 명령했다.

A씨는 2015년 1월 함께 여행을 가자며 여제자 B(20)씨를 연구실로 불러내 "다리에 살이 쪘다"면서 두 손으로 B씨의 허벅지를 움켜쥐며 "탱탱하네"라고 말하는 등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그는 2015년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결별을 요구하는 내연녀에게 "배신행위에 대한 대가를 맛보게 해주겠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197차례에 걸쳐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자를 전송한 혐의도 받았다.

조사 결과 A씨는 장학금을 받은 제자가 전화를 걸어 고마움을 표시하자 "원래 나에게 200만원을 다 줘야 하는데 150만원만 가져오라"면서 150만원을 받는 등 수차례에 걸쳐 장학금까지 뜯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A씨가 '내 뜻대로 하지 않으면 학점이 안 나갈 것이다. 나한테 잘 보여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너 졸업 안 시킬 수도 있어'라고 말해 두려움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정 판사는 "피고인이 대학교수라는 지위를 이용해 학생들의 돈을 갈취하거나 편취했고 강제추행까지 했다"며 "또 내연녀에게 다수의 불안감을 조성하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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