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후티 반군이 1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왕이 있는 왕궁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사우디군이 이를 요격했다고 알아라비야 방송(사우디 국영 매체)이 보도했다.
이날 오후 예멘 반군은 살만 국왕이 집무실과 귀빈 접대실 등으로 이용하는 야마마궁을 노려 ‘부르칸 H-2’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이에 사우디군은 수도 리야드 상공에서 이를 요격하고, 3시간 뒤 반군의 근거지인 예멘 수도 사나 부근을 폭격했다.
후티가 통제하는 알마시라TV는 “대규모 회의가 열리는 왕궁이 타깃”이라고 보도했으며, 반군이 사우디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을 당시 살만 국왕은 이 왕궁에서 회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격노한 사우디는 예멘 압박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시아파 이란이 후티 반군의 배후에 있다고 여기고 있어, 사우디와 이란 세력의 갈등도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사우디 정부와 언론은 이번 미사일이 이란제 미사일이라고 밝혔다. CNN 또한 “부르칸 미사일은 이란이 개조한 스커드 미사일”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후티 반군은 지난달 4일에도 리야드의 킹칼리드 공항 부근에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한 바 있다. 당시 사우디군은 이를 요격한 후 예멘으로 통하는 모든 길을 막는 보복을 감행했으나, 아사 위기에 처한 예멘 국민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져 2주 만에 봉쇄를 풀었다.
한편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은 최근 사우디가 주도하는 연합군의 공습으로 예멘에서 최소 136명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19일 밝혔다.
현재 예멘에서는 수니파 종주 사우디와 시아파를 이끄는 이란의 대리전 격인 내전이 3년째 벌어지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2015년 3월 이후 최소 5500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9000명 이상이 다쳤다.
특히 지난 4일, 후티 반군과 손잡았던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전 대통령이 동맹을 끝냈다는 이유로 후티에 의해 살해되며 사우디의 공습은 더 세졌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