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심장 아닌 다른 이유로 심정지 잦아 … 심장 마사지 3회에 인공호흡 1회 꼭 지켜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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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4명은 숨지기 전까지 신생아 집중치료실(NICU)에서 치료를 받았다. 여기에서는 미숙아와 심장 이상 등 선천성 질환을 가진 고위험 신생아를 집중 치료한다. 혼자 힘으로 호흡하고 먹을 수 있을 때까지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받는다. 인큐베이터는 산모의 배 속과 비슷하게 돼 있다. 손동우(대한신생아학회 무임소이사) 가천대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신생아의 건강 상태를 의료진이 24시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치료한다. 일반적으로 중증도가 비슷한 아이끼리 한 구역에서 치료한다”고 말했다.

신생아 심폐소생술 어떻게 하나

인큐베이터는 아이 심장에 혈액이 잘 공급되도록 혈액순환을 도와준다. 스스로 먹지 못하는 아이에겐 당분·단백질·지방질이 든 영양 수액을 공급하거나 관을 위에 연결해 음식을 제공(경관 수유)한다. 자력으로 호흡하기 힘든 아이에겐 기계로 산소를 불어넣는다. 체온 조절이 안 되면 복사열을 쬐어 체온 유지를 돕는다. 산모의 임신 주수와 인큐베이터 입원 기간을 더해 최소 35주를 넘어야 퇴원할 수 있다.

숨진 4명의 아이는 이대목동병원의 집중적인 심폐소생술(CPR) 치료를 받았다. 신생아 CPR은 성인과 다르다. 성인은 양 손을 포개 가슴을 세게 압박하지만 신생아는 워낙 작아서 그렇게 할 수 없다. 피수영 대한신생아학회 명예회장은 “양손을 아이의 등 밑에 받쳐 감싼 뒤 양손 엄지손가락으로 심장 부위를 누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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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는 가슴 압박(심장 마사지)만 계속해서는 안 된다. ‘심장 마사지 3회-인공호흡 1회’(성인은 심장 마사지 30회-인공호흡 2회) 원칙을 지켜야 한다. 깔때기 모양의 마스크를 아기 입에 꽂고 여기에다 의료진이 바람을 불어넣어 인공호흡을 한다. 아이가 입에 튜브를 꽂고 있으면 튜브에 공기 주머니(호흡 백)를 연결해 누른다. 성인은 인공호흡법을 모르면 굳이 안 해도 된다. 신생아는 반드시 해야 한다. 신생아는 심장보다 호흡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호흡을 살리면 심장 기능이 돌아온다.

손 교수는 "갑자기 발생하는 성인 심장마비는 CPR로 심장 기능을 되살리면 증상이 나아지지만 신생아는 다른 증세가 악화돼 마지막에 심장마비가 오는 경우가 많다”며 "입원 치료를 받던 미숙아에게 심정지가 오면 CPR을 하더라도 별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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