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이젠 K- 리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긴 겨울잠을 떨치고 프로축구 K-리그가 기지개를 편다. 첫 단추는 2005시즌의 왕중왕을 가리는 수퍼컵이다. 정규리그 챔피언 울산 현대와 FA컵 우승팀 전북 현대가 4일 오후 2시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단판 승부를 벌인다. '현대가(家)' 형제팀 간 대결이다.

프로축구는 겨우내 잠들어 있었지만 아드보카트호 태극전사들의 활약으로 달궈놓은 한국의 축구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1일 앙골라전을 승리로 마무리하고, 46일간의 대표팀 대장정을 마친 태극전사들은 딕 아드보카트 감독으로부터 숙제를 받고 소속팀에 복귀했다. "국가대표 수준의 경기력을 소속팀에서도 유지하고 있는지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국내파 대표팀 선수들에게는 K-리그가 주전 경쟁 2라운드가 된 셈이다.

수퍼컵에 출전하는 태극전사는 모두 3명. 울산의 이천수(사진(下)).유경렬과 전북의 최진철(上)이다. 전지훈련을 통해 대표팀 주전 미드필더로 떠오른 이호(울산)는 지난달 22일 시리아와의 아시안컵 예선전에서 양쪽 종아리 근육이 파열돼 당분간 출전이 어려울 전망이다. 올해 대표팀에서 3골 2도움을 기록하며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던 이천수와 붙박이 중앙 수비수로 활약한 최진철의 '창과 방패' 대결이 가장 관심을 끈다.

양팀 감독은 조심스럽다. 9년 만에 K-리그 정상을 일군 울산 김정남 감독은 "대표 선수들과 새로 들어온 선수가 많아 호흡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고 엄살을 부렸고, 2004년에 이어 두 번째 수퍼컵 정상을 노리는 전북 최강희 감독은 "단판 승부인 만큼 멤버가 화려한 울산이 유리하지 않겠느냐"고 몸을 사렸다. 하지만 "동계훈련을 통해 준비한 모습을 확실히 보여주겠다"는 각오는 이구동성이었다.

이충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