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원서 접수는 누가 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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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대학 정시 원서 접수가 내년 1월 6일 시작된다. 정시 모집요강 발표로 표준공통원서접수시스템을 이용해 원서 제출하는 방법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창구 접수만 하는 대학의 경우 표준공통원서접수시스템을 이용할 수 없고, 직접 그 대학에 가서 원서를 접수해야 한다”와 같은 주의사항을 안내하는 문구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이때 ‘접수’의 주체를 잘못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직접 그 대학에 가서 원서를 접수해야 한다”의 경우 “직접 그 대학에 가서 원서를 제출해야(내야) 한다”로 고쳐야 바르다. 지원자가 원서를 접수할 수는 없다. “창구 접수만 하는 대학”이란 설명에서 드러나듯 접수의 주체는 대학이기 때문이다.

‘접수’를 ‘제출’의 의미로 사용해선 안 된다. ‘접수’는 신청이나 신고 따위를 구두(口頭)나 문서로 받음, 돈이나 물건 따위를 받음을 뜻하는 단어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작성해 놓은 공통원서로 여러 대학에 지원할 수 있고, 필요할 경우 수정해 접수할 수 있다”처럼 표현하는 것은 어색하다. ‘접수할’을 ‘제출할’이나 ‘낼’로 바루어야 한다. 접수는 서류·신청 등을 받는 쪽에서 써야지 서류를 내거나 신청하는 쪽에서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본부에서 지원서를 접수받았다”는 표현도 삼가야 한다. 접수가 무엇을 받는다는 것이므로 “지원서를 받았다” “지원서를 접수했다”로 쓰면 된다.

이은희 기자 e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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