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영·월북…39년 北 생활한 주한미군 출신 미국인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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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복부 도중 월북한 후 일본에서 정착해 지내온 찰스 로버트 젠킨스가 11일 향년 77세의 나이로 숨졌다.

1965년 주한미군 복무 도중 탈영해 월북한 찰스 로버트 젠킨스이 11일 사망했다. [사진 NHK 홈페이지]

1965년 주한미군 복무 도중 탈영해 월북한 찰스 로버트 젠킨스이 11일 사망했다. [사진 NHK 홈페이지]

일본 NHK는 그가 11일 고령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젠킨스는 지난 1965년, DMZ(비무장지대) 순찰 도중 탈영해 월북했다. 그는 생전에 베트남 발령을 피하기 위해 월북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월북 이후 상상 이상의 고문과 감시를 당하고, 매일 10시간씩 주체사상 학습을 받아야 하는 등 고초를 겪었다고 주장했다.

북한에서 일본인 납북 피해자 소가 히토미와 결혼한 그는 영어교사 등으로 일하며 39년간 월북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다 지난 2004년, 젠킨스는 딸과 함께 일본에 정착했다.

일본 도착 이듬해, 북한에서의 생활을 기록한 수기 '고백'을 발간했고, 그의 수기엔 태국인 납북 피해자 판조이에 대한 증언이 담겨 큰 화제를 모았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그의 증언을 바탕으로 관련 보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2008년, 젠킨스는 일본 영주권을 취득하고 이후 사도시 관광시설에서 점원으로 근무했다. NHK는 그가 관광 진흥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감사장을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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