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에 쓴소리 여당 원내대표...야 “검찰 중립 침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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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문무일 검찰총장은 연일 쏟아지는 적폐청산 의혹을 사장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문무일 검찰총장은 연일 쏟아지는 적폐청산 의혹을 사장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문무일 검찰총장이 적폐청산 수사를 연말까지 마무리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9일 공개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문 총장이 적폐수사를 연내 마무리한다고 했지만 연일 새로 쏟아지는 의혹이 사장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적폐청산 수사가 계속돼야 한다는 의미여서 사실상 문 총장의 발언을 정면 반박한 셈이다.

앞서 문 총장은 지난 5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수사의 기한을 정하긴 어렵지만 올해 안에 주요 수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회 전체가 한 가지 이슈에 너무 매달렸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연말까지 한다고 못박으면 (수사를) 다 못하게 되고 그것도 일종의 적폐”라며 “새로 제기되는 (적폐) 문제에 대해 밝힐 건 다 밝혀야 된다는 의미”고 했다. ‘검찰에 대한 압박이 될 수 있지 않나’는 질문에 우 원내대표는 “수사는 검찰이 하는 것이다. 놓치지 말고 하라는 뜻일 뿐”이라고 답했다.

청와대의 기류도 미묘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청와대는) 검찰에 불만이나 이견은 전혀 없다”면서도 “(문 총장의 발언은 수사를) 신속히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검찰이 피의자 소환도 다 못한 상황”이라며 “올해가 한 달도 남지 않았는데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연내 수사를 마무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불편해 하는 뉘앙스다.

그러자 야당에선 검찰의 중립성을 침해하는 것이란 비판이 이어졌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청와대가 연내 마무리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정면 반박했는데 이것이 청와대의 개입”이라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은 멀리 별나라로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이행자 국민의당 대변인은 “청와대와 여당의 입맛에 맞는 하명수사로 내년 지방선거까지 적폐청산 국면을 끌고 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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