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 오진 13년 누워있었는데···아버지의 분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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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누워있다 약 바꾸고 일어난 세가와병 환자 아버지의 분노 “의사라면…” 

병원에 누워있는 환자.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오른쪽은 일본 소아과 의사 마사야 세가와가 진단한 세가와병 환자 모습. [중앙포토]

병원에 누워있는 환자.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오른쪽은 일본 소아과 의사 마사야 세가와가 진단한 세가와병 환자 모습. [중앙포토]

오진 때문에 13년간 누워 있던 세가와병 환자가 제대로 된 약을 먹고 이틀 만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법원이 오진을 내린 병원에 1억원을 배상하라는 조정 결정을 내려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환자 아버지가 언론 인터뷰에 응했다.

 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익명의 환자 아버지는 “처음엔 병원에서 경직성 뇌성마비라고 판정받았다. 조금 진단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주위의 이야기를 듣고 멀리 중국에도 한 번 갔다 왔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계속 물리치료도 하고 돈도 많이 들었죠. 지금 한 10년 동안 한 4~5억 정도는 들었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2012년도에 물리치료 선생님이 얘를 한번 보더니 얘는 아무래도 뇌성마비가 아닌 것 같으니까 서울에 있는 병원에 한번 가보라 해서. 서울에서는 앞에서 병원에 갖고 있는 MRI를 보더니 약을 줄 테니까 먹어봐라. 못 믿었죠, 그때는. 그리고 한 이틀 정도 먹더니 애가 목을 딱 드는 거예요”라고 전했다.

[사진 SBS]

[사진 SBS]

 그는 “제가 처음 (뇌성마비가 아니라는 말을) 들을 때는 가슴이 답답했죠. 아니, 이런 경우가 어디 있나, 정말. 눈물이 많이 나고. 그리고 애가 걷기 시작하니까 그때부터는 진짜 막막하던 게 이걸 또 그런 게 아니겠나. 또 못 걷지 않겠나 싶은 그런 걱정도 했습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진이었다는 점을) 알고 난 뒤에 제가 사과를 해라. 사과하면 모든 건 없는 거로 하겠다 하니까 그때부터 연락이 안 되는 거예요. 2005년부터는 의사라면 알아야 할 병이라는 거죠. 그리고 솔직하게 이야기하지만 재판정에서도 2500만 원, 3000만 원밖에 못 물어주겠다. 너무 억울한 이야기를 하더라고요”고 밝혔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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