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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별기로도 못 잡는 최첨단 위조지폐, 한국서 최초 발견

중앙일보

입력

[사진 KEB하나은행 제공]

[사진 KEB하나은행 제공]

일반 위폐 감별기로는 구별이 어려운 초정밀 위조지폐, 일명 ‘슈퍼노트’ 신종 버전이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발견됐다.

6일 KEB하나은행은 위폐로 의심되는 미 100달러 지폐 1장을 정밀 분석한 결과 새로운 유형의 슈퍼노트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초 하나은행 서울의 한 영업점을 방문한 고객은 미 100달러 지폐 여러 장을 내밀었다. 직원은 이 중 한장이 수상하다며 본사 위변조 대응센터에 위조지폐 여부를 문의했고, 센터에서 최첨단 위변조 영상분석 장비로 정밀 분석한 결과 새로운 유형의 슈퍼노트로 드러났다.

그동안 미 100달러 슈퍼노트는 유통량이 많았던 지난 1996년과 2001년, 2003년도에 발행된 지폐에서만 발견돼왔다. 이번에 발견된 슈퍼노트는 2006년 판을 모방한 것으로 한·미 관계 당국에 보고된 적 없는 신종 제작수법으로 만들어졌다.

은행 측은 “아직 인터폴에도 보고된 적이 없어 실제 유통량이 얼마나 되는지 가늠하기 어렵다”면서 “이미 대량으로 유통됐을 가능성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슈퍼노트는 일반 위폐 감별기로도 알아차리기 어려울 만큼 정교하게 구현되기 때문에 북한 등 일부 국가의 비호 아래 국가급 제조시설에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5년 미국 재무부는 북한이 미 100달러 슈퍼노트를 제작해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을 비롯한 몇몇 은행을 통해 돈세탁을 하고, 이 자금을 핵 개발이나 통치자금으로 사용한다고 보고 BDA를 주요 우려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호중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장은 “국정원 등 정보·수사당국과 한국은행 등 유관기관에도 관련 자료를 제공했다”면서 “범정부 차원 대응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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