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너는 저 자리에, 나는 이 자리에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너와 함께한 날들 영원한 기억으로 간직할 거야. 사랑하는 친구 민호야”
6일 지난달 19일 숨진 고(故) 이민호군의 영결식 열려 #고인이 다녔던 서귀포산과고에서 제주도교육청장으로 #부모는 영결식 내내 오열하며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해 #친구들 “너와 함께한 날들 영원한 기억으로 간직할 것”
특성화고등학교 고3 과정의 막바지 현장실습 중 사고로 숨진 고(故) 이민호군의 영결식이 열린 6일 오전 9시 제주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체육관. 이군의 친구인 강진호(18)군의 고별사가 이어지자 여기저기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강군은 담담히 고별사를 읽어 내리다 민호와의 추억이 떠오른 듯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을 보이며 힘겹게 친구와의 이별을 맞이했다.
이군의 장례는 제주도교육청장(葬)으로 엄수됐다. 사고가 난지 27일, 이군이 숨진 지 17일만이다. 영결식은 조사와 추도사, 고별사, 헌화와 분향 등 순으로 진행됐다. 유족들은 영결식이 끝난 뒤 이군의 3학년 1반 교실을 둘러보기도 했다.
이군의 부모는 영결식 내내 오열하며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아들의 영정 앞에 국화 한 송이를 놓던 이군의 부모는 “아들아 너무나 보고 싶어. 민호야. 민호야”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장례위원장을 맡은 이석문 제주도 교육감은 조사를 통해 “어른들의 욕심과 이기심이 민호의 꽃다운 삶을 저물게 했다”며 “아이들이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달라는 너의 뜻을 가슴깊이 간직하겠다. 하늘나라에서 우리의 노력을 지켜봐 달라”고 했다.
원희룡 도지사는 추도사를 통해 “집에서는 효심이 깊었고, 학교에서도 모범을 보였던 민호군의 모습을 우리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또 “민호군이 희생을 통해 우리에게 안전한 교육환경의 중요성을 알려줬다”며 “다시는 이같은 안타까운 일이 재발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게 고인을 편하게 보내는 길”이라고 말했다.
고인은 이날 제주 양지공원에서 화장돼 자연장지인 한울누리공원에 안장됐다.
한편 이군은 지난 9일 오후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음료제조업체 제이크리에이션 공장에서 현장실습을 하다 제품 적재기에 목이 끼이는 사고를 당한 뒤 지난 19일 끝내 숨을 거뒀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