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 ‘1년차 왓슨’보다 인간 의사 처방 선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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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IBM사의 인공지능(AI) 의사 왓슨을 국내 의료현장에 활용한 지 1년이 됐다. 인천 길병원은 5일 ‘왓슨 도입 1주년 심포지엄’을 열어 그동안의 실적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1년 왓슨은 557명의 암 환자를 진단했으며 이 중 56%(대장암 기준)가 암 전문 의사와 의견이 일치했다.

AI 의사 국내 도입 1년 현장 보니 #보수적 왓슨, 부작용 적은 쪽 추천 #의사는 환자·가족 뜻까지 고려

양쪽 의견이 갈리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국가별 건강보험 제도 차이나 최신 임상시험 결과, 환자의 개인적 상황을 왓슨이 전부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장암 4기 환자 치료에선 표적 항암제 사용을 두고 왓슨과 의료진이 엇갈릴 때가 더러 있다. 왓슨은 보수적으로 진단하는 편이라 부작용이 적은 일반 항암제를 1순위로 추천하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암 전문의들은 환자 의견과 건보 적용 여부 등을 고려해 표적 항암제를 처방한다. 이럴 경우 다수의 환자는 “부작용이 있어도 조금이라도 오래 살고 싶다”며 표적 항암제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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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흠 길병원 대장외과 교수는 “‘생업에 쫓겨 죽어도 입원할 수 없다’며 효과가 약한 경구 항암제(알약)를 달라는 환자도 있다. 이럴 때 의료진과 왓슨의 의견이 달라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전용순 길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의견이 약간 다를 때 환자에게 충분히 상황을 설명하면 의료진의 결론을 따르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인천=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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