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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150억원 마다한 빌라스-보아스, 다카르 랠리 도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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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을 즐기는 빌라스-보아스 감독. [사진 빌라스-보아스 감독 페이스북]

모터사이클을 즐기는 빌라스-보아스 감독. [사진 빌라스-보아스 감독 페이스북]

 안드레 빌라스-보아스(40·포르투갈) 전 상하이 상강(중국) 감독이 '제2의 인생'에 도전장을 냈다. 축구와 전혀 상관 없는 자동차 레이싱에 도전해 지휘봉 대신 핸들을 잡을 예정이다. 내년 초에 열리는 글로벌 자동차경주대회 '다카르 랠리'에 참가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빌라스-보아스 감독은 지난달 30일 상하이 상강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이와 관련해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텔레그라프를 비롯한 유럽 언론들은 "빌라스-보아스 감독이 새 소속팀을 찾는 대신 내년 1월에 남미에서 열리는 다카르 랠리에 참가하기 위해 레이싱 훈련에 전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모터사이클을 즐기는 빌라스-보아스 감독. [사진 빌라스-보아스 감독 페이스북]

모터사이클을 즐기는 빌라스-보아스 감독. [사진 빌라스-보아스 감독 페이스북]

빌라스-보아스 감독은 소문난 레이싱광이다. 휴가기간 중 고국 포르투갈에서 산악 모터 사이클을 즐기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다카르 랠리에 참가한 이력이 있는 삼촌의 영향을 받아 어려서부터 레이싱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양한 종류의 자동차를 모으는 게 취미다.

빌라스-보아스 감독은 레이서로 거듭나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했다. 23살이던 지난 2000년 버진아일랜드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며 시작한 감독 이력을 중단했다. 주제 모리뉴(포르투갈) 감독의 전술 조언자로 유명세를 탄 그는 이후 포르투(포르투갈),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 첼시, 토트넘 홋스퍼(이상 잉글랜드) 등 빅 클럽을 줄줄이 맡으며 일류 감독의 커리어를 쌓아왔다.

모터사이클을 즐기는 빌라스-보아스 감독. [사진 빌라스-보아스 감독 페이스북]

모터사이클을 즐기는 빌라스-보아스 감독. [사진 빌라스-보아스 감독 페이스북]

천문학적인 연봉도 버렸다. 빌라스-보아스 감독은 상하이 상강에서 1370만달러(150억원)에 달하는 고액 연봉을 받았다. 레이서 입문과 함께 기대 소득이 확 줄었다.

갑작스런 선택은 아니다. 빌라스-보아스 감독은 35살이던 지난 2012년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축구 감독 생활은 앞으로 5~10년 정도 더한 뒤 마무리할 생각이다. 마흔살 이후에는 레이서로 거듭나 다카르 랠리에 참가해보고 싶다. 다카르 랠리 완주는 내 평생의 꿈이자 반드시 이루고 싶은 목표 중 하나"라고 밝힌 바 있다. 올해는 빌라스-보아스 감독이 정확히 마흔 살이 되는 해다.

모터사이클을 즐기는 빌라스-보아스 감독. [사진 빌라스-보아스 감독 페이스북]

모터사이클을 즐기는 빌라스-보아스 감독. [사진 빌라스-보아스 감독 페이스북]

빌라스-보아스 감독은 좋아하는 모터사이클 대신 픽업 트럭을 타고 다카르 랠리에 나선다. 당초 바이크 부문 출전을 꿈꿨지만, 오토바이로 다카르 랠리를 완주하려면 최소 1년 이상 준비해야한다는 주위의 조언을 받아들여 계획을 바꿨다. 자동차 레이싱팀인 '팀 오버드라이브'에 연락을 취해 입단 허가를 받고, 대회에서 활용할 픽업 트럭(도요타 하이럭스)도 구입했다. 아울러 지난 2013년 모터 사이클 부문에서 다카르 랠리 2위에 오른 바 있는 노련한 레이서 루벤 파리아를 파트너로 영입해 호흡을 맞추고 있다.

모터사이클을 즐기는 빌라스-보아스 감독. [사진 빌라스-보아스 감독 페이스북]

모터사이클을 즐기는 빌라스-보아스 감독. [사진 빌라스-보아스 감독 페이스북]

지난달 30일 다카르 랠리 대회 조직위원회는 "축구지도자 빌라스-보아스 감독이 내년 1월6일 페루 리마를 출발해 볼리비아의 라파스를 거쳐 아르헨티나의 코르도네에 도착하는 보름짜리 코스에 도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내년에 40회째를 맞는 다카르 랠리는 자동차 또는 모터사이클을 타고 사막과 계곡, 산길 등 험로를 달리는 경주대회다. 보름간 총 9000km를 달리며, 대회 기간 중에는 단 하루만 쉴 수 있다. 험난한 코스 탓에 대회 창시자인 티에르 사빈을 비롯해 60여 명이 목숨을 잃어 '죽음의 레이스'라는 별명이 붙었다.

본래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구간을 달려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에 입성하는 대회지만, 사망자가 속출하고 테려 위협마저 더해지자 지난 2009년부터 코스를 바꿨다. 현재는 남미의 아카타마 사막을 종단해 페루와 볼리비아, 아르헨티나를 거치는 코스를 활용한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모터사이클을 즐기는 빌라스-보아스 감독. [사진 빌라스-보아스 감독 페이스북]

모터사이클을 즐기는 빌라스-보아스 감독. [사진 빌라스-보아스 감독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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