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안철수, 文지지자에 “어디 가서 사고 나겠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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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4일 당내 바른정당 통합 반대파에 대해 “반대하는 분들은 그럼 다른 대안을 제시를 해주셔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흰물결아트센터에서 열린 싱크탱크 미래 출범식에 고문을 맡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흰물결아트센터에서 열린 싱크탱크 미래 출범식에 고문을 맡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저는 나름대로 대안을 말씀드릴 것이다. 전국 선거를 3자 구도로 치러야 한다. 구체적 방법론에 이견은 있지만 그건 제 일관된 생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내년 지방선거에 대해서는 “저희 지지율과 상관없이 굉장히 좋은 인재 풀들이 많이 계시다”며 “문제는 전국선거를 4자 구도로 치르는 것에 관해 부담을 많이 갖고 계신다. 그래서 전국 선거가 3자구도 정도로 정리되지 않으면 합류가 힘들다는 분들이 전국에 걸쳐 계신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후 이어진 기자단 오찬에서도 “정치는 상대가 두려워하는 일을 해야 한다”며 “지금 더불어민주당은 그대로 가면 지방선거 유리하지 않나.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가 잘 안 되면 과실은 자기들이 먹는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3자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안 대표는 통합에 반대하는 호남 중진들의 대안 제시 여부에 대해서는 “그대로 가자는 건 대안이 아니다”라며 “구체적인 대안이 없다. 그게 답답한 것”이라고 토로했다.

안 대표는 또 당 안팎에서 이른바 '바른정당 통합 로드맵'이 거론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다 개인적인 생각들”이라고 했다. 그는 바른정당 통합 결단 시기에 대해서도 “지금은 정책연대 과정을 통해 과연 얼마나 생각이 같은가 그 점들을 확인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는 또 “일단 이번 주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시기다. 예산안이 벌써 법정시한을 넘고 지금 이 순간에도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며 예산 국면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대표는 아울러 여야 예산안 협상에 대해 “정부여당이 대통령 공약이라고 밀어붙이기 전에 공무원 증원과 관련해 지난 추경 예산 때 국민과 국회에 약속한 내용, 즉 공무원 인력 재배치와 구조조정 같은 약속들을 왜 지키지 않고 무조건 증원해달라고 하는지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정부여당에 날을 세웠다.

그는 이어 “최저임금 보전 문제는 국민의 혈세로 직접 지급하는 게 맞는지 설명도 못 하면서, 국민의당이 중재안으로 내놓은 EITC(근로장려세제) 활용 등 대안이 옳다는 점을 알면서도 구체적으로 대답을 못 하는 이유가 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 극성 지지자들의 자신에 대한 비난 여론 조성에 대해서는 “안 봐서 모른다”며 “댓글에 뭣 하러 대응하나”라고 개의치 않는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이른바 ‘문자폭탄’에 대해서도 “차단을 해놔서 거의 안 온다. 수작업으로 다 해 놨다”며 “그러니까 보내는 사람들이 특정돼 있다는 거다. 일반인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 극성 지지자들의 안희정 충남지사 비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문 대통령 극성 지지자들) 공산주의인가 보다”라며 “민주주의가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지혜 아니겠나”라고 비판했다. 또 “난폭운전을 하는 사람을 미워할 필요가 없지 않나. 어디 가서 사고 나겠지”라고 비꼬았다. 문 대통령이 극성 지지자들로 인해 결국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한편 그는 향후 당 운영 방향에 대해서는 "당 대표로서 제게 주어진 가장 큰 책무는 당을 살리는 것이고 그것은 국민의당 창당 정신과 명분을 강화하는 튼튼한 제삼지대 지형을 만들어 다당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안 대표는 "국민 지지층을 넓혀가고 그 힘으로 현재 정치 구도를 재구성해서 양당제로의 회귀 흐름을 차단해야만 한다"며 "이제 앞으로 국민의당이 4대 정치개혁 과제를 실천해 나가야 한다, 그 중심에 서야만 한다고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인 4대 과제로는 ▲다당제 정착을 통한 적대적 양당 체제 극복 ▲지역구도 극복 및 지역감정 치유 ▲보수-진보 이념 구도 탈피 ▲한국 정치 세력·인물교체를 제시했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당에서 시키는 것은 무엇이든 하겠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이 문제에 대해 대표 경선 때부터 한 세 차례에 걸쳐 입장을 밝혔는데 워딩은 다 똑같은데 그때마다 해석이 달라지는 것 같다"고 원론적 답변을 했다.

한편 안 대표는 지난 8월 3일 “두만강을 건넌 안중근 의사의 심정”이라며 출마를 선언했다. 같은 달 27일 당선되어서는 “광야에서 쓰러져 죽을 수 있다는 결연한 심정으로 제2 창당의 길, 단단한 대안 야당의 길에 나서겠다”고 했다. 대선 패배 책임론 등 당내 반발을 감수한 재등판 속에 그가 내건 명분은 당의 지지율 회복과 지방선거에서의 선전이었다.

당 대표가 된 지 100일이 지났지만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조사에서 국민의당 지지율은 4.6%로 원내 정당 중 최하위였다. (지난달 27일~지난 1일 성인 2519명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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