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줌의 쌀로 희망 불리기

중앙일보

입력

한줌의 쌀이 희망을 뜸들여 행복을 지어내지요-.

지난 17일 새고양 새마을금고 주엽지점 앞마당. 작은 둔덕을 이룬 쌀 포대 앞에서 이웃을 맞는 김재하 이사장의 얼굴엔 흐뭇한 미소가 떠날 줄 몰랐다.

"직원들이 한줌 한줌 모았습니다. 지역밀착형 금융기관으로서 수익을 이웃에게 돌려드리기 위해 8년째 계속해오고 있지요. 쌀을 퍼드리는 자리에 훈훈한 사랑이 채워지는 걸 느낍니다."

새마을금고는 1998년부터 전국적으로 사랑의 좀도리운동을 실천해오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11월 1일부터 올해 1월말까지 쌀 1810kg을 모아 17일 불우이웃에게 나누어 주었다.

십시일반으로 모은 쌀은 일산서구 주엽동.성사동의 독거노인 및 소년소녀가장 25명(970kg)을 비롯해 신장장애인협회 경기지부(200kg), 노인요양시설 참 좋은 집(300kg), 열린 청소년쉼터(340kg) 등 3개 시설에 골고루 돌아갔다. 쌀을 받기 위해 발걸음한 '참 좋은 집' 박재성 목사는 "어렵다고들 하는데,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모아 주시니 뭐라 감사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340kg를 어디다 싸 놓고 먹죠? 새마을금고 덕에 이런 행복한 고민에도 빠져 보네요." 올해로 3년째 온정을 받고 있는 열린 청소년쉼터 윤기선 목사의 우스개에 사랑나눔의 현장엔 웃음꽃이 피어난다.

성사1동 오상설 동장은 "정부차원의 수혜자는 한계가 있는데, 새마을금고가 매년 이렇게 나서 틈새 이웃에게 혜택을 주니 적극 환영할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열심히 했지만 아쉬움도 남습니다. 앞으로는 불우한 환경에서도 배움의 의지를 굽히지 않는 아이들을 위한 장학사업도 펼 계획"이라는 김 이사장의 말에서 한줌의 사랑이 한없이 자라나고 있음을 느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