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바야? 갈비집이야?

중앙일보

입력

"돼지갈비야. 소갈비야." 참숯 돼지갈비 전문점 '포도식당'의 고기 맛은 감탄사가 절로 날 정도로 부드럽고 연하다. 지난해 12월 압구정에 문을 연 포도식당은 문을 연 지 겨우 3개월 남짓, 그러나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손님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소갈비만 좋아한다는 손님도 우리 집의 돼지갈비와 돼지소금구이에 대해서는 '소갈비 이상의 맛'이라고 칭찬해 준다" 라는 게 박남식(29) 주방장의 말이다. 이런 연유에선지 포도식당엔 낮에는 압구정 주변 아파트 일대 주부들이, 저녁엔 회식하는 직장인과 20, 30대 젊은 연인들이 몰려든다.

실내 인테리어는 언뜻 와인바를 연상시킨다. 세련되고 깔끔해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돼지갈비집에 어울리는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모서리를 모두 원목을 붙여 곡선으로 처리했는데 마치 갈빗대를 길게 펴놓은 듯 하다.

이 집의 원조는 1978년부터 강원도 홍천의 맛집으로 소문났던 포도식당이다. 이상윤(34) 사장은 홍천 포도식당의 주인집 아들인 박남식 주방장을 초빙해와 원조 돼지갈비 맛을 압구정에 펼치고 있다. 이 사장의 참숯 숯불구이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 그는 "연탄이나 가스불에 굽는 돼지갈비와 참숯에 굽는 돼지갈비 맛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며 "참숯에 구운 고기는 은은한 숯의 향기가 침샘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양념 맛을 제대로 살리는 데 최고의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참숯은 육질도 연하하게 한다는 것.

고기의 단맛을 내는 데 포도즙을 사용하는 것도 이 집만의 특징이다. 또 자줏빛이 도는 동치미의 국물도 시원하고 맛깔스럽다. 해물을 푸짐하게 넣어 시원한 맛을 더하는 해물된장찌개와 속풀이에 좋은 쇠고기국밥, 며느리도 만드는 법을 모른다는 육수로 맛을 낸 냉면도 일품이다. 점심메뉴인 새싹갈비덮밥은 건강식으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메뉴. 김치볶음밥에 유채.적채.알파파.무순.돌나물 등 7가지 무공해 야채, 그리고 갈비를 넉넉히 넣었다.

돼지갈비나 국밥, 해물된장찌개 등을 시킬 때 절대 빼먹지 말아야 할 메뉴가 있다. 바로 '묵사발'. 도토리묵에 김치와 야채를 썰어 넣어 새콤달콤한 맛을 낸다. 묵을 숟가락으로 떠먹다가 남은 국물에 밥이나 소면을 말아 먹어도 별미다. 디저트로 나오는 요구르트 아이스크림도 빼먹으면 후회할 정도다. 음식의 뒷맛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는 데 그만인데 특히 여성고객에게 인기만점. 참숯 돼지갈비와 매운갈비가 반근에 각 9000원, 묵사발과 해물된장찌개가 5000원이다.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11시. 주차대행도 해준다. (문의 02-545-9252)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