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중국은 사드 타령 접고 대북 원유 파이프 잠가야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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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북한의 새 탄도미사일 발사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계속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를 물고 늘어져 탄식을 자아낸다. 중국 환구시보는 어제 사설을 통해 ‘한국 태도가 아침저녁으로 달라 중·한 관계 개선 전망이 비관적’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방중하더라도 양국 관계는 곡절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기업들도 지나친 기대를 말아야 새롭게 닥칠 한파로부터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이 사드 봉합은커녕 계속 갈등의 불씨를 살리고 있는 모양새다.

중국 국가여유국 또한 그제 한국행 단체관광을 베이징과 산둥성 등 두 곳에만 허용하는 꼼수 조치로 비난을 산 바 있다. 수요가 많은 상하이나 광둥성 등은 제외됐고 크루즈나 전세기를 동원한 단체관광도 풀리지 않았다. 게다가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을 겨냥해 롯데호텔 숙박이나 롯데면세점에서의 쇼핑을 금지하는 지침까지 내렸다. 자국 관광객을 볼모 삼아 이웃 국가를 위협하는 행태를 보면서 이게 ‘중국 특색의 대국외교’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사드가 왜 나왔나. 북핵 때문 아닌가. 어제 북한은 새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하지만 중국은 대북 압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에 뿌리는 제쳐 두고 가지치기에만 몰두하는 양상이다. 북한 압박이 중국에 어떤 이익이 있는가의 계산기만 두드리다 보니 대국으로서의 책임은 사라진 결과다. 중국은 이제라도 북한의 생명줄인 대북 원유 공급 파이프 라인부터 잠가야 한다. 국가 핵무력 완성까지 선언한 북한을 제대로 압박하기 위해선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