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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전시에 나온 ‘키스방 여성’ 사진 논란, 작품 설명에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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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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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방 종사 여성’을 주제로 한 사진이 한 대학교 졸업전시회에 나온 일이 뒤늦게 논란을 빚고 있다. 17일부터 20일까지 열린 계원예대 사진예술과 졸업전시회에 ‘키스방’이라는 제목의 사진 세 점이 전시됐는데 이 모습을 찍은 사진이 온라인에 게재되면서 논란이 빚어진 것이다.

작품 속 여성들은 키스방으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채 앉아 있다. 상의가 흘러내려 등과 속옷이 드러난 여성, 평범한 대학생 같은 복장을 긴 머리의 여성, 가슴골과 허벅지가 드러나는 빨간 원피스를 입은 여성 등이다. 사진 밑에는 해당 여성들의 이름·나이·가슴 사이즈·키·몸무게·흡연 여부·영업시간으로 추측되는 시간이 적혀 있다.

작가는 작품 설명에서 자신의 첫 키스와 첫 성경험 당시의 기분을 설명하며 키스와 입의 기능에 대해 여성과 남성이 부여하는 의미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10여년 전후로 생긴 키스방이 남성들의 성에 있어 정서적인 부분을 건드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키스방 (키스걸)을 통해 성매매, 유사 성매매의 옳고 그름을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성매매 업소는 유사 성행위라는 변종 성매매 업소로 변이되었다. 변종은 새로운 문제 (이야기)를 불러온다. 그것이 긍정적인 것인지 부정적인 것인지는 사회 구성원의 논의로 양보하고 싶다. 나는 사진, 예술이 옳고 그름을 깨우치는 역할도 하지만 현실의 재현이라는 기능과 증거라는 목적에 맞게 키스방 이야기를 사회에 내보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사진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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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성구매 문화를 문제의식 없이 접근했다”고 평가하며 해당 작품을 전시회에 실은 학교 측에 반발하고 있다. 사진 밑에 여성의 신체 사이즈와 영업시간으로 추정되는 숫자를 적은 것과 작가가 “남성들에게 있어 키스방은 단지 수위 낮은 성매매 업소로 보기에는 금액이 가볍지만은 않다. 어떤 남성은 특정 여성 1명만을 만나며 대화만을 목적으로 4시간 이상을 보내고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라고 설명한 부분 등을 문제로 보고 있다. 반면 어둠 속에 있는 ‘키스방'’ 존재를 있는 그대로 드러낸 사진 예술이라는 의견도 있다. 사진 속 여성들이 성적으로 자극적인 포즈를 취하지 않고 단지 앉아있을 뿐이라는 점에서다. 키스방의 모습 그대로를 잘 살려냈다는 것이다.

한편 계원예대 학생들은 온라인 서명 운동을 하는 등 해당 작품으로 인한 불쾌감을 표현하고 있다. 학생들은 서명 페이지에 “해당 작품을 보며 불쾌함을 느꼈던 것은 유사성매매라는 소재 자체가 아닌 그를 바라보는 철저한 남성주의적 시선과 피상화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사진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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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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