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군 물갈이 여파 … 부패 혐의 상장 또 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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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장양

장양

부패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국군 상장(대장급)이 또 자살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자택연금 상태에서 군 기율당국의 조사를 받던 장양(張陽·66·사진) 중앙군사위 정치공작부 주임이 지난 23일 집에서 자살했다고 28일 뒤늦게 보도했다.

장양 중앙군사위 정치공작부 주임 #연금 상태 집서 스스로 목숨 끊어 #4월엔 부패 혐의 상장 교도소 자살

신화통신에 따르면 군 중앙기율위는 지난 8월부터 장 주임과 궈보슝(郭伯雄) 및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들간 부정한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 수사해왔다. 장 주임은 그동안 자택에 연금된 상태에서 군 기율당국의 조사를 받아왔으며 아직 쌍개(雙開·당적과 공직 박탈) 처분은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3일 주변에 옷을 갈아입으러 가겠다고 한 뒤 목을 맨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군사위는 지난 8월 28일 장 주임에 대해 기율 및 법규를 엄중히 위반하고 뇌물수수 및 출처불명의 거액 자산 축적 등 범죄와 관련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장 주임이 광저우(廣州) 군구 재직 당시 여러 기업인과 밀접한 친분을 맺고 금품을 받아 챙겼으며, 자신의 별장 수리비 300만 위안(약 5억원)도 다른 사람이 지불했다는 소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장 주임은 쉬차이허우 전 부주석이 장악하고 있던 정치공작부에서 수년간 근무했던 경력이 있다. 과거 군 서열 3, 4위였던 궈보슝과 쉬차이허우는 시진핑(習近平) 주석 1기 시절 군 부패의 몸통으로 지목돼 숙청됐다. 시 주석은 반부패를 내세워 군부를 장악해왔다.

장 주임은 자신이 구속된 비슷한 시기에 면직된 팡펑후이(房峰輝) 전 중앙군사위 연합참모부 참모장과 함께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측근으로 분류됐다. 이 때문에 시 주석이 집권 2기를 시작한 지난달 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1인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중앙군사위를 물갈이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었다.

실제로 2명이 경질된 후 새 연합참모장과 정치공작부 주임으로 시 주석과 인연이 있는 리쭤청(李作成) 육군 사령관과 먀오화(苗華) 해군 정치위원이 각각 임명됐다.

장 주임은 국방대에 이어 중앙당교 행정관리과를 졸업하고 2000년 광저우군구 42집단군 정치위원에 이어 2004년 장성급인 광저우군구 정치부 주임으로 승승장구해왔다. 2006년 중장 계급을 달고 이듬해 광저우군구 정치위원에 오른 뒤 2010년 상장으로 승진했다. 시 주석 집권 직전인 2012년 중앙군사위 정치공작부 주임으로 발탁됐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왕젠핑(王建平) 전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연합참모부 부참모장(상장·대장급)이 교도소 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무장경찰 사령관 재직 당시 부대 공사 시공권 대부분을 아들에게 독점적으로 몰아주는 수법으로 20억 위안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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