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만원 까지…” 예약도 잘 안 받는 평창 지역 숙소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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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의 한 휴게소에 세워진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반다비' 조형물 위로 눈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26일 오전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의 한 휴게소에 세워진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반다비' 조형물 위로 눈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2018평창겨울올림픽이 열리는 평창과 강릉지역의 숙박업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보통 숙박소들이 비수기, 준성수기, 성수기, 극성수기로 나눠진 요금체계를 갖고 있지만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강릉 지역의 숙박업소들은 ‘올림픽 기간’이라는 요금체계를 추가했다. 이들은 이 기간 투숙객에게는 극성수기의 2~3배 비싼 요금을 요구한다.

극성수기에도 17만9천원을 받는 12평짜리 2인실 가격은 현재 44만 8000원까지 오른 상태다. 최대 13명까지 들어갈 수 있는 60평짜리 넓은 객실은 하룻밤에 178만3000원에 달한다. 숙박 업소에 문의해보면 업소 주인들은 “굳이 평창에서 숙박하지 말고 KTX 이용해서 당일치기 하세요”라며 예약을 받지 않으려는 기현상도 나타난다.

평창 지역 모텔 가격이 1박에 90만 원까지 치솟았던 사실이 몇달 전 화제가 됐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평창 지역 모텔 가격이 1박에 90만 원까지 치솟았던 사실이 몇달 전 화제가 됐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이유는 뭘까. 한 업주는 비싼 이유에 대해 “외국인 관광객이 올테니까”라며 말을 아꼈다. 사정에 어두운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 특수를 누리려는 속셈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평창겨울올림픽 특수를 단단히 누리려는 이 지역 숙박업소들의 행태에 강원도도 나섰다. 강원도와 평창군, 강릉시는 숙소를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내놓은 업소에 직접 찾아가 설득하기도 하는 등 노력하고 있으나 강제로 규제할 수 있는 수단은 없다. 이에 강원도는 10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업주들을 모아두고 적정 가격선과 공실 우려를 설명했다. 배후 도시에 적정한 가격의 숙박업소가 즐비하기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만 믿고 이렇게 배짱을 부리다가는 공실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26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동계올림픽 개폐회식장이 밤새 내린 눈으로 하얗게 덮혀 있다. [연합뉴스]

26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동계올림픽 개폐회식장이 밤새 내린 눈으로 하얗게 덮혀 있다. [연합뉴스]

강원도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바가지요금을 뿌리 뽑고자 조만간 올림픽 통합안내 콜센터를 만들고 강릉시 역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다음 달부터 단속에 나선다. TF는 강릉시 공실 정보 안내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은 숙박업소와 과도한 요금을 요구하는 숙박업소를 지속하여 모니터링해 건축법, 주차장법, 공중위생법, 소방시설 등 불법사항에 대해 단속한다.

멀어서 부담스럽던 강원도 스키장이 올겨울에는 부쩍 가까워졌다.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KTX가 개통해 서울에서 평창까지 1시간 안에 갈 수 있다. 사진은 올림픽 9개 종목이 개최되는 휘닉스 스노우파크. [사진제공=평창 휘닉스 스노우파크]

멀어서 부담스럽던 강원도 스키장이 올겨울에는 부쩍 가까워졌다.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KTX가 개통해 서울에서 평창까지 1시간 안에 갈 수 있다. 사진은 올림픽 9개 종목이 개최되는 휘닉스 스노우파크. [사진제공=평창 휘닉스 스노우파크]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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