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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숲 속의 공주, 성폭력 조장”…동화로 확산된 미투 캠페인

중앙일보

입력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영국에서 동화 ‘잠자는 숲속의 공주’가 성폭력을 조장한다는 문제 제기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 등 현지언론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메가톤급 성추문으로 촉발된 성폭력 고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나온 주장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6세 아들을 둔 영국 여성 세라 홀(40)은 초등학교 읽기 교재에 실린 ‘잠자는 숲속의 공주’가 부적절한 성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면서 아이가 다니는 학교 교육 과정에서 이 동화를 빼달라고 요청했다.

[사라 헬 트위터 캡처]

[사라 헬 트위터 캡처]

세라는 100년 동안 깊은 잠에 빠진 공주를 왕자의 키스로 깨운다는 설정에서 왕자가 공주의 동의를 받지 않고 키스한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것은 성적 행동과 동의의 문제로, 현대 사회에서는 적절치 않은 행동”이라면서 “사회에 이 같은 종류의 행위가 얼마나 뿌리 깊게 배어있는지 시사하는 것이고, 이러한 모든 작은 사안들이 모여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특히 “6세 이상의 아이들은 공주가 어떻게 느꼈을지, 동의의 문제에 대해 대화할 수 있겠지만, 아직 6세밖에 안된 내 아이나 더 어린아이들은 보는 것을 모두 흡수하는 나이인 만큼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반면 영국 어린이 도서 박물관 ‘세븐 스토리스’대표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와 같은 이야기는 중요한 문화적 역할을 한다면서 “동화의 전통은 아이들에게 무엇이 옳고, 그른지 말해주는 도덕적 교훈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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