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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순병사 ‘인격테러’ 논란 불똥 튄 정의당…“탈당하겠다” 몸살

중앙일보

입력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최근 귀순한 북한 병사의 수술을 집도한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에 대해 ‘인격테러’ 논란에 불을 지핀 가운데 정의당에도 불똥이 튀는 모양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왼쪽)과 이국종 아주대 교수. [중앙포토]

김종대 정의당 의원(왼쪽)과 이국종 아주대 교수. [중앙포토]

이 교수가 22일 “자괴감이 든다”고 공개적으로 심경을 토로한 후 김 의원이 유감을 표명했지만, 이날 정의당 홈페이지에는 하루 만에 김 의원을 비판하며 탈당하겠다는 글이 수백 건 게시됐다.

[정의당 홈페이지 캡처]

[정의당 홈페이지 캡처]

당원게시판에서는 김 의원을 옹호하는 글도 일부 있었지만, “혹시 당비 취소 또는 탈당 버튼은 어디에 있나요?”, “정의당 가입 후회합니다”, “김종대 의원의 시각에 심한 회의감을 느낀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하듯 떠나겠다”는 글들이 이어졌다.

대선 때 당원 가입을 했다고 밝힌 아이디 ‘천라지명’은 “인생을 걸고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분에게는 최소한의 예의는 있어야 한다”며 “당 차원에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과하는 게 용기있는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정의당 홈페이지 캡처]

[정의당 홈페이지 캡처]

자유게시판에서도 “정의당 지지를 철회한다”(아이디 ‘고삐리’·‘이런세상에’ 등)는 글과 “국회의원으로서 한 생명을 살리려 노력했던 의사의 인격을 테러했다”며 김 의원의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글들도 잇따랐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북한 병사가) 사경을 헤매는 동안 남쪽에서 치료받는 동안 몸 안의 기생충과 내장의 분변, 위장의 옥수수까지 다 공개되어 또 인격의 테러를 당했다”고 주장해 ‘인격테러’ 논란을 일으켰다.

또 “(이국종 교수가) 15일 기자회견 역시 의사가 원해서 한 것이 아니라 국가기관과 병원 측의 압박에 의한 것임을 실토했다“며 ”의료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가 부정됐다. 현행 의료법을 위반한 범죄행위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 김종대 정의당 의원 페이스북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 김종대 정의당 의원 페이스북

22일 오전에도 “교수님께서는 총격으로 인한 외상과 전혀 무관한 이전의 질병 내용, 예컨대 내장에 가득 찬 기생충을 마치 눈으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묘사하셨으며, 소장의 분변, 위장에 들어 있는 옥수수까지 다 말씀하셔서 언론에 보도되도록 했다”며 의료법 위반을 거듭 주장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논란이 커지자 이날 오후 라디오에 출연해 “17일자 글을 보면 오히려 이국종 교수의 입장을 대변하는 취지”라며 “이런 문제 때문에 환자 치료에 전념하지 못했다면 그것은 제가 상당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알 권리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인간의 존엄과 그 자존감을 지킬 수 있게 도와드리는 것”이라며 “차후에 좀 더 성찰적인 자세로 다시 이 문제를 논의해보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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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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