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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잃어버린 지구 … 빛 공해 심해졌다

중앙일보

입력

미 항공우주국이 촬영한 야간 위성사진. [미 항공우주국]

미 항공우주국이 촬영한 야간 위성사진. [미 항공우주국]

지구의 빛 공해가 매년 심각해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NASA 위성사진으로 빛 공해 연구 #시리아·예멘 등 전쟁 지역 제외하고 #전 세계가 인공 빛으로 더욱 밝아져

BBC는 22일(현지시간) 독일 지질학연구소(GFZ)가 국제 과학 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한 논문을 인용, “2012년부터 2016년 사이, 밤에 인공 불빛으로 밝혀지는 지역이 매년 2%씩 늘어났다”고 전했다.
이들은 미 항공우주국(NASA)이 위성 라디오미터를 이용해 밝기를 측정한 데이터를 사용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스페인 등 가장 밝은 나라로 손꼽히는 국가들은 여전히 그 밝기를 유지하고 있으며, 남아프리카·아시아 지역도 훨씬 밝아졌다.
예멘·시리아 등 전쟁을 겪고 있는 소수의 국가에서만 밝기가 줄어들었다.

BBC는 “많은 국가에서 ‘밤의 상실’이 이뤄지고 있고, 이는 동식물과 인간의 웰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과학자들의 우려를 전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GFZ의 크리스토퍼 카이바 연구원은 “인공적인 빛은 인간이 환경에 가한 가장 극적인 변화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밤에도 환하게 빛나는 영국. [미 항공우주국]

밤에도 환하게 빛나는 영국. [미 항공우주국]

인도의 야간 위성사진. [미 항공우주국]

인도의 야간 위성사진. [미 항공우주국]

강 줄기를 따라 환하게 빛나는 이집트 나일강의 위성사진. [미 항공우주국]

강 줄기를 따라 환하게 빛나는 이집트 나일강의 위성사진. [미 항공우주국]

연구진은 당초 미국·영국·독일 등 선진국의 주요 도시에서 빛의 감소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황색을 띠는 나트륨 등이 에너지 효율을 높인 LED 조명으로 교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위성의 센서는 LED 등에서 나오는 청색 파장을 측정하지 못한다.

그러나 결과는 예측을 빗나갔다. 연구진은 “미국의 밝기는 그대로였고 영국·독일은 더 밝아졌다”고 말했다.
BBC는 위성이 감지하지 못하는 청색 파장을 인간은 볼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우리가 경험하는 밝기 수준은 연구 측정치보다 높을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엑시터 대학의케빈 가스통 교수는 “인간은 비정상적인 빛에 놓였다”며 “유럽 어디에서든 자연 그대로의 밤하늘을 찾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최근 네이처엔 인공적인 빛이 야행성 곤충의 수분(受粉) 활동을 감소시켜 곡물의 성장을 위협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영국에선 더 밝은 지역에 있는 나무는 인공적인 빛이 없는 곳의 나무보다 약 1주일 먼저 싹을 틔운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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