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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77% "5·18 훼손 심각"…"특별법 통해 전두환 재조사해야"

중앙일보

입력

1980년 5월 계엄군에 의해 숨진 광주시민들의 시신. [중앙포토]

1980년 5월 계엄군에 의해 숨진 광주시민들의 시신. [중앙포토]

국민 10명 중 7~8명은 5·18 민주화운동을 비방하고 왜곡하는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법이 만들어지기를 원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5·18기념재단을 비롯한 5월 단체들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5·18 진상규명 특별법’ 개정을 촉구할 방침이다.

국민 10명중 8명, "5·18훼손 막을 '특별법' 필요" #응답자 72%, "학살책임자 처벌 이뤄지지 않아" #5·18재단, 전국 2000명 설문 "왜곡·비난 심각" #5월 단체들, "전두환 등 가해자들 재조사해야"

5·18기념재단은 22일 “지난 4월부터 시행한 5·18 인식조사 결과 응답자의 77.1%가 ‘5·18의 가치와 의미에 대한 훼손의 심각성’을 묻는 질문에 ‘심각하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반면 ‘5·18에 대한 훼손이 심각하지 않다’는 응답은 6.6%였다.

전두환 전 대통령. [중앙포토]

전두환 전 대통령. [중앙포토]

또 응답자의 78.4%는 5·18에 대한 비방과 왜곡을 처벌할 수 있는 ‘5·18 특별법’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국민 대부분이 5·18에 대한 왜곡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법 개정을 꼽은 것이다.

아울러 국민들은 5·18 가해자에 대한 처벌과 진상규명이 37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응답자 중 56.5%는 ‘5·18 진상규명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고 답한 반면 ‘잘 이뤄졌다’는 대답은 22.0%였다. 학살 책임자에 대한 처벌이 잘 이뤄졌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72.7%가 ‘그렇지 않다’, 13.9%는 ‘그렇다’고 답했다.

5·18 당시 광주에 투입된 계엄군들. [중앙포토]

5·18 당시 광주에 투입된 계엄군들. [중앙포토]

이에 5·18기념재단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5·18 진상규명 특별법 개정안’ 통과를 통해 5·18 책임자에 대한 추가 조사와 진상 규명을 촉구키로 했다. 1995년 제정된 5·18 특별법은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을 법정에 세우기는 했지만 5·18의 진상을 밝히는 데는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5월 단체들은 5·18 가해자에 대한 추가 조사와 이미 퇴역한 당시 계엄군들을 상대로 조사하기 위해선 법적 강제력을 지닌 특별법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군 장교 등 대부분의 목격자나 당시 계엄군이 퇴역한 상태여서 기존에 조사된 검찰 조사나 자료만으로는 진상을 밝히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5·18기념재단의 경우 옛 광주교도소 암매장 추정 장소를 발굴하는 과정에서도 목격자들이 거부할 경우 직접 접촉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어려움을 겪어 왔다.

광주광역시 북구 문흥동 옛 광주교도소 내 암매장 의심 지역에 땅속탐사레이더(GPR)를 탑재한 자동차가 투입되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광역시 북구 문흥동 옛 광주교도소 내 암매장 의심 지역에 땅속탐사레이더(GPR)를 탑재한 자동차가 투입되고 있다. [연합뉴스]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이미 5·18 가해자들에 대한 공소시효가 끝난 상태여서 추가적인 진실을 밝히는 데 어려움이 많다”며 “전두환 전 대통령 등에 대한 재조사를 통해 최초 발포명령자와 암매장을 둘러싼 진실 등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 응답자들은 5·18에 대한 이미지로 ^북한과 무관(82.0점) ^불순세력이 주도한 폭력 사태와 무관(79.8점) ^국가 폭력에 대한 저항(79.5점) 등을 꼽았다. 5·18이 지닌 가치로는 ^한국 민주화(79.4점) ^한국 인권 신장(73.5점) ^아시아 국가들 민주화(58.5점) 등으로 평가했다.

5·18기념재단이 실시한 '5·18 인식조사' 결과 그래픽. [사진 5·18기념재단]

5·18기념재단이 실시한 '5·18 인식조사' 결과 그래픽. [사진 5·18기념재단]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4월 여론조사 전문기관 현대리서치에 의뢰해 만 19세 이상 국민 200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09~3.10%포인트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5·18 당시 계엄군의 탱크. [중앙포토]

5·18 당시 계엄군의 탱크.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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