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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병사 몸에는 대한민국 피 1만2000cc 흐르고 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남한 사람 헌혈을 수혈했다"고 하자 북한 병사 "고맙습네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이 22일 오전 경기도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곳 중환자실에서 치료중인 JSA 귀순 북한병사의 상태가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근 기자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이 22일 오전 경기도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곳 중환자실에서 치료중인 JSA 귀순 북한병사의 상태가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근 기자

이국종 아주대 중증외상센터장은 22일 "북한 귀순 병사의 수술이 매우 잘 돼 회복이 기적적으로 빠르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이날 아주대병원 지하 1층 아주홀에서 북한 병사 증세 2차 브리핑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국종 아주대 중증외상센터장, 2차 브리핑 #"수술 아주 잘 돼 병사 회복이 매우 빠르다" #세 사람 분량의 혈액을 병사에게 수혈 #의식 완전 회복,폐렴도 안정적 관리 #양쪽 폐에서 비활동성 결핵 발견 #충격으로 말수 적고 우울 증세 보여 #B형간염·수술부위 악화 우려 여전 #

 이 병사는 현재 의식을 완전히 회복한 상태이다. 18일 오전 인공호흡기를 제거했고 지금은 스스로 호흡을 하고 있다. 총을 맞은 왼쪽 폐에 폐렴이 발생해 기관지내시경으로 염증을 제거하고 항생제를 투여했다. 15일 2차 수술 후 아직 발열 증세 없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또 팔·다리 총상의 오염물과 괴사 조직을 제거하고 봉합했고 염증 증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의료진은 이 병사의 사지를 절단하는 일까지는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센터장은 "출혈성 쇼크, 복강 내 분변 오염과 소장 파열이 심했고 기생충 감염, B형간염이 있어 총상과 수술 부위가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면밀한 집중치료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병사에게서 회충 외 개회충이 발견됐다. 이 센터장은 "개회충은 별 게 아니다. 사람 회충과 같은 방법으로 치료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 양쪽 폐에서 '비활동성 결핵'이 발견됐다. 이 센터장은 "감염시키는 결핵인지 아닌지를 검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국종 교수가 지난 15일 열린 1차 브리핑에서 수술 중 발견한 회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국종 교수가 지난 15일 열린 1차 브리핑에서 수술 중 발견한 회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 병사는 귀순 과정의 어려움, 총격 충격 등으로 정신적 우울 증세를 보여 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의료진이 정서 치료를 시작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 증세가 있는지 평가하고 있으며 그렇게 진단되면 치료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센터장은 "병사가 치료에는 협조적이나 대화에 소극적이고 우울 증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 병사에게는 성인 3명 분량의 O형 혈액을 수혈했다. 몸 속의 피를 세 번 갈았다. 이 센터장은 "1만2000cc를 수혈했다. 남한 동포의 혈액으로 살아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이 병사에게 "이 순간 당신에게 수혈하는 피는 남한 사람들의 소중한 헌혈로 모은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병사는 "고맙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이 센터장은 "대량 수혈에 따른 간 기능 악화에 대비해 특수 약물을 대량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환자가 다시수술받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며 "당분간 중환자실에서 치료하다 음식을 먹고 배변을 하고, 총상과 수술 상처에 후유증이 생기지 않으면 일반 병실로 옮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회복 후 환자 거취는 신분의 특수성과 보안 등을 고려해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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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신성식 복지전문기자, 백수진 기자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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