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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된 생활에 생리도 안해” 외신들 북한군 인권실태 조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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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홈페이지 캡처]

[BBC 홈페이지 캡처]

북한군 병사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를 넘어 귀순하는 사건이 발생하며 북한군의 인권실태에 외신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BBC는 북한에서 군 생활을 하다가 2008년 탈북한 여성 이소연(41)씨의 인터뷰 음성 파일을 21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올렸다.

17살 때부터 약 15년간 북한군 생활을 한 이씨는 인터뷰에서 “여군은 6개월에서 1년 정도 복역하고 나면 더는 생리를 하지 않게 될 정도”라면서 북한군의 열악한 환경을 폭로했다.

1990년 대 북한의 대기근 당시 먹을 것을 얻기 위해 군에 자원입대했다는 그는 “헤어드라이기를 받아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사용은 거의 불가능했고, 찬물 샤워, 빨래는 기본이고 호수에서 뱀이나 개구리가 나오기도 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또 좁은 방에서 20명이 함께 사용하며 쌀겨로 만든 매트에서 자다 보니 땀 냄새와 섞여 악취가 나는 등 고된 생활을 했다고 했다.

지난 2015년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 검은색 부츠를 신은 여군들은 군악대 연주에 맞춰 ‘칼춤’을 선보였다.[사진제공=조선중앙TV 캡처]

지난 2015년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 검은색 부츠를 신은 여군들은 군악대 연주에 맞춰 ‘칼춤’을 선보였다.[사진제공=조선중앙TV 캡처]

군 생활이 고되다 보니 여군 대다수가 생리 장애를 겪는다고 고백했다.

이씨는“6개월에서 1년 정도 복역하고 나면 영양실조와 고된 환경 때문에 더는 생리를 하지 않게 됐다”면서 “여군들은 생리하면 더 힘들어지니까 오히려 더 기뻐했다”고 말했다.

또 북한 여군의 경우 청소·요리도 담당해야 하고, 성추행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WP)는 북한 병사들의 열악한 보건 실태 관련 기사를 내보내며 JSA 북한군 병사 몸에서 발견된 기생충이 북한의 보건 위기를 증명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외신 인터뷰에 응한 탈북자들의 이 같은 발언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북한의 숨겨진 혁명’의 저자인 백지은 전 미국 하버드대 벨퍼센터 연구원은 BBC 인터뷰에 응한 이씨의 증언은 다른 사람들의 설명과 일치하지만, 다른 탈북자들이 돈을 받고 인터뷰하는 경우 언론에 과장해서 이야기하려는 경향도 있다고 조언했다.

BBC는 이씨에게 인터뷰 대가로 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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