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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던 길 되돌아 나갈 땐 차가 알아서 후진…모비스 최초 개발

중앙일보

입력

현대모비스는 왔던 길을 후진으로 되돌아갈 때 운전자가 별도로 방향 조정을 하지 않아도 차량이 스스로 방향을 틀어주는 후방주행 지원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해당 기술이 ‘발상의 전환’에서 탄생한 기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이번에 선보인 후방주행 기술은 기존 자율주행과는 원리가 전혀 다르다. 일반적인 자율주행ㆍ운전자지원기술(DASㆍDriving Assistance System)은 카메라나 레이더ㆍ라이다ㆍ초음파센서 등을 통해 외부환경을 직접 인식하고 이에 맞춰 차량이 방향이나 속도를 조절한다.

후방주행 지원 기술 세계 최초 개발 #대부분 차에 장착돼 있는 센서 이용 #전진 시 주행 데이터 반대로 적용해 #차량 스스로 방향 조정하며 후진주행

그러나 현대모비스의 후방주행 지원 기술은 대부분의 차량에 이미 장착되어 있는 조향각센서ㆍ휠센서ㆍYAW(휨)센서 등을 활용한다. 해당 센서들을 통해 차량이 전진했을 때 얼마나 방향을 틀었고, 어떤 속도로 얼마만큼 주행했는지 등의 실시간 주행정보를 컴퓨터에 저장해 두었다가 후진 시에 이를 반대로 적용하는 것이다. 전진했을 때의 데이터를 역으로 적용하는 만큼 왔던 길을 후진으로 되돌아갈 때만 사용할 수 있지만, 고가의 센서를 추가로 장착하지 않고 기존에 장착된 센서들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범용성이 높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주행 데이터를 통해 정확하게 방향조정을 해주기 때문에 운전에 미숙한 운전자들이 가장 까다로워하는 후진 주행의 어려움을 해소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기술 구현에 필요한 센서 등이 이미 시중 차량에 대부분 장착돼 있어 상용화도 쉽게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후방주행 지원 기술. [사진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 후방주행 지원 기술. [사진 현대모비스]

또한 자동차 관련 업체들이 첨단 장비를 활용한 전방 자율주행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방식의 후방주행 지원 기술이 등장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차량 뒤쪽에는 후방카메라와 단거리 측정 초음파센서 정도만 있는 것이 대부분이라 후방 외부환경에 대해선 전방보다 인식 수준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주차 시 자동으로 방향을 조절해주거나 차를 멈춰주는 기술(PAㆍParking Assist)은 이미 상용화됐지만, 주차보다 훨씬 긴 거리를 이동하는 후방 주행 자체를 지원하는 기술이 개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후방주행 지원 기술은 현대모비스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현대모비스 기술공모전’에서 입상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해 개발한 것이다. 개발을 주도한 김정구 현대모비스 책임연구원은 “한국은 왕복 2차로 도로가 전국 도로의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좁은 길이 많고, 주차공간이 협소해 후진으로 차를 일정 거리 이상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 많아 후방주행 지원 기술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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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는 이번 기술과 관련해 국내 특허 2건과 해외 특허 1건을 출원했다. 이를 바탕으로 조만간 출발과 제동까지 지원해주는 완전한 후방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조서구 현대모비스 DAS부품개발센터장(이사)은 “자율주행기술이 눈앞에 다가와 있지만, 아직 운전자지원기술의 편리함을 제대로 활용하는 운전자들이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며 “이번에 개발한 기술처럼 당장 운전자들이 까다로워하는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들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실생활에서 편리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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