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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로 금 1g 긁는다 …은행·가상화폐 이어 金화폐 등장

중앙일보

입력

2008년 비트코인이 등장한 이후 현재 민간이 발행하는 암호 화폐는 현재 1100여 개가 개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앙포토]

2008년 비트코인이 등장한 이후 현재 민간이 발행하는 암호 화폐는 현재 1100여 개가 개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앙포토]

영국에서 금의 화폐 기능을 부활시켜 거래에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영국 스타트업, 금 화폐 기능 부활시켜 #스위스 은행 보관 중인 금을 카드 연동 #확실한 현물이라 가상화폐보다 안정적

20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런던에 소재한 ‘글린트 페이 서비스(Glint Pay Service)’는 직불카드를 이용해 금을 적립하고, 선물하거나 지불할 수 있게 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스타트업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제이슨 코젠은 “카드 사용과 스마트폰 앱 사용이 일반화된 오늘날 금을 이처럼 사용하는 데 대한 수요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카드 소지자는 스위스의 은행 금고에 보관해 놓은 금을 카드를 긁어 돈처럼 사용할 수 있다. 금이 보관된 계좌 내역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금은 가장 오래전부터 교환 수단으로 이용된 화폐였다.
불과 수십년 전까지도 일정량의 돈이 금과 1 대 1로 고정된 가치를 가졌고, 금 태환(통화와 금을 교환)이 가능했다. 그러나 경제 규모가 금 보유량을 초월하면서 유동성이 낮은 금은 화폐로 기능하지 않게 됐다. 영국은 83년 전 금본위제를 폐지했고, 미국도 1971년 미국의 리차드 닉슨 전 대통령이 미 달러 금본위제를 폐지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금본위제가 부활하게 된 건 가상화폐 덕분이라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20일 비트코인 가격이 8071.05달러(약 885만4천원)를 기록하는 등 가상화폐의 가치는 연일 급등 중이다. 하지만 가상화폐는 컴퓨터 알고리즘에 대한 인간의 믿음에 의존하는 데다, 말 그대로 ‘가상’인 탓에 거품 논란이 끊임없이 일고 있다.

반면 ‘글린트 페이 서비스’의 새로운 서비스는 금이라는 현물에 기대고 있어 훨씬 안정적이라는 것이 ‘글린트 페이 서비스’의 설명이다.
코젠은 “금은 영원하다”며 “로마 시대에 금으로 매우 좋은 토가(로마인들이 몸에 둘러 입었던 옷)을 살 수 있었던 것처럼 오늘날에도 금으로 근사한 양복을 사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1913년 100만 달러였던 금덩어리의 가치는 오늘날 6200만 달러에 이른다. 반면 당시 지폐 100만 달러가 가졌던 구매력은 오늘날 98%가 감소했다.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그는 “이미 인도와 중국에서 큰 거래에 금을 사용하고 있다”며 “일본의 수많은 소매업자가 비트코인을 받기로 한 것처럼, 금도 곧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 타임스는 ‘글린트 페이 서비스’에 헤지펀드 매니저인 휴 슬론 등이 600만 파운드(약 86억 8000만원)를 투자했다고 전했다. 또 일본의 NEC와 도쿄상품거래소도 투자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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