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통합되면 2선 후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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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대중 평민당총재가 16일 민주·평민당 및 재야 등 3군 통합이 이뤄지면 2선으로 물러날 뜻을 표하고 무소속 5인 의원 등이 두 김씨 퇴진을 요구하면서 야권통합 추진회를 발족하는 등 야권통합 움직임이 활발하게 추진될 전망이다.
야권 통합추진회는 곧 양당의원들을 상대로 서명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며 이밖에 재야 및 야당원로들 모두 김씨의 퇴진과 야당통합을 요구하고 있어 주목되고있다. <관련기사 3면>
그러나 김대중 총재가 2선 후퇴 용의에 전제조건을 달고 김영삼 민주당총재가 아직 확실한 의사표시 없이 주당중심의 야당통합 주장하고 있어 야권통합 의도는, 불투명하다.
김대중 평민당총재는 16일 상오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평민당과 민주당· 재야의 3자대 통합이 이뤄지면 나는 2선으로 물러나 좋은 분을 당의 대표로 추대하고 통합된 당의 총선승리를 위해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하겠다』 고 말했다.
김 총재는 재야인사 53명으로 구성된 「범 민주정치세력 통합추진을 위한 준비모임」 이 15일 발표한 범 야권통합제안 성명을 지지하며 이에 적극 참여할 생각이라며 이같이 밝히고 2선 후퇴의 의미에 대해 『백의종군하는 것』 이라고 설명했다.
김 총재는 이 같은 통합을 위해 필요하다면 김영삼 민주당총재와도 기꺼이 만날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총재는 3자 대통합이「이루어지면」이라는 전제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 2선 후퇴의 입장도 별개의 문제가 되느냐는 질문에는 『통합에 성실한 태도를 갖겠다는 사람에게 안됐을 경우의 얘기는 물어볼 필요가 없지 않느냐』고 명백한 언급을 피했다.
김 총재는 또 통합까지는 현 체제를 유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하고 자신의 국회의원 출마문제에 대해선 『최종적으로는 당이 결정할 문제이나 개인적으론 나갈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김영삼 민주당총재는 김대중 총재의 발언에 일체 언급을 하지 않았으나 김명윤 부총재는 『김대중 총재가 민주· 평민당· 재야가 통합하면…』이라고 했는데 『현재 순수재야는 얼마 안되고 대부분이 사실상 평민당 당원이 아니냐』 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야를 별도의 세력으로 내세워 민주· 평민당과의 통합 운운하는 것은 열부이를 만회하기 위한 술책』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찬종의원등 무소속 5명 의원과 평민당의 장기욱의원은 16일 상오 「야권통합 추진회」 를 발족하고 성명을 발표, 야권통합의 3원칙으로 ▲3군 통합의 원칙 ▲세대교체의 원칙 ▲국민정당의 원칙을 제시했다.
이 성명은 『통합된 야당은 민주·평민양당과 민주세력의 대 통합으로 탄생돼야 한다』 고 주장하고 『두 김 총재와 분당에 앞장섰던 인사들은 당직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 며 『지금까지 양당통합이 어려웠던 것도 바로 이들의 변치 않는 자세 때문』 이라고 강조했다.
이와는 별도로 계훈제 전 민통련부의장· 박형규 목사 등 재야인사들은 l6일 상오 「민주국민회의결성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야권통합과 쇄신의 4대 원칙을 제시, ▲분당사태를 백지화하고 평민당을 해체해 분당이전으로 원상 회복할 것 ▲양 김씨 인책 ▲분열주동자 배제 ▲신진세력 대폭참여로 신구세력연합을 이룩해 체질개선을 보강할 것등을 제시했다.
이 모임에는 계훈제 전 민통련부의장· 박형규 목사·홍성우 변호사·조영래 변호사·정호경 신부·이재오 전 서울민통련의장·정성헌 가톨릭 농민회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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