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베스트] 다르게 보았다, 생각의 그릇이 커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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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중앙일보와 교보문고가 10월 출간된 신간 중 세 권의 책을 ‘마이 베스트’로 선정했습니다. 콘텐트 완성도와 사회적 영향력, 판매 부수 등을 두루 고려해 뽑은 ‘이달의 추천 도서’입니다. 중앙일보 출판팀과 교보문고 북마스터·MD 23명이 선정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EBS특별기획 통찰 표지

EBS특별기획 통찰 표지

EBS특별기획 통찰
EBS특별기획 통찰 제작팀
지음, 베가북스

며칠 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으로 귀순하다 총상을 입은 북한 병사의 수술 과정에서 많은 양의 기생충이 나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기생충은 혐오스러운 존재일까. 깔끔하기로 이름난 일본조차 기생충 연구소를 만들어 적극 조사하고 계도한다는데 인류와 더불어 살아온 기생충에 대한 우리 편견이 심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EBS 특별기획 ‘통찰(洞察)’은 과감하게 기생충과 『손자병법』을 묶어 참신한 시각을 던진다. “상생의 비밀을 알고 있는 기생충…이놈이야말로 『병법』에서 말하는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정신을 몸소 실천하는 궁극의 승리자는 아닐까?”

15일 세계 미술품 경매 사상 독보적 최고가인 4억5030만 달러(약 4978억9000만원)에 낙찰된 ‘살바토르 문디(구세주)’는 500여 년 전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진품이다. 다빈치의 그림은 20점이 채 남아있지 않을 만큼 희귀하지만 대표작 ‘모나리자’ ‘최후의 만찬’ 등 한 점 한 점이 세대를 거듭하며 수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불어넣는다. ‘통찰’은 지적한다. “작품을 바라보고 인스피레이션을 얻을 수 있는 그 안목이 미술을 마술로 만든다!”

EBS가 지난해 4월부터 올 2월까지 86부작으로 방송한 ‘통찰’은 이처럼 새로운 눈으로 세상 모든 지식을 꿰뚫어 스스로 묻고 가늠하며 깨달아가는 공부법을 목표로 했다. 그 방대한 분량을 정리한 출판물은 영상을 말로 압축하는 과정에서 다소 엉성한 비약의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으나 방송 특유의 도발적이며 싱싱한 질문은 유효하다. ‘심연의 동굴, 통찰의 시작’으로부터 ‘로봇도 윤리적일 수 있는가’까지 동서고금을 휘젓는 지식의 향연이 펼쳐진다. 각 장마다 ‘더 보고 읽을거리’ 자료가 붙어있다.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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