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54회 '흔들' 거렸는데…지진 지도 2041년에야 완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지진은 주로 지층이 어긋나 있는 '단층'(斷層·fault)에서 발생한다. 단층은 외부의 힘에 지반이 어긋나 올라오거나 내려간 것을 말한다. 깨져있는 연약한 구조를 가진 만큼, 작은 충격에도 쉽게 부서진다. 15일 발생한 경북 포항 지진으로 한반도가 지진 위험국 초입에 들어서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정작 관련 연구는 걸음마 단계다.

한반도 내 단층은 아주 작은 단층까지 따지면 수 천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비교적 최근에 1회 이상 움직인 단층을 '활성단층'으로 분류하는데, 현재 남한지역의 활성단층의 수는 약 450개 정도라고 한다. 북한이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북한지역의 활성단층 현황은 파악이 안 된 상태다.

남한 내 활성단층 수백개 중 정부 차원의 조사가 이뤄진 활성단층은 25개뿐이다. 전문가들은 아직도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한반도 내 활성단층 조사가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경주지진을 포함해 총 254회의 지진이 한반도에서 관측됐다. 한반도가 더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 만큼 국내에서도 지진에 대한 대비와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층 조사는 길게는 수십 년까지 걸릴 수 있다. 지난해 경주지진을 계기로 정부는 범부처 사업단을 구성해 2041년까지 1175억원 투입해 전국 활성단층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선 상태다.

15일 오후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이미선 기상청 지진화상센터장이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기상청에서 지진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15일 오후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이미선 기상청 지진화상센터장이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기상청에서 지진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우선 2019년까지 국내 단층의 특성과 지진 발생의 상관관계를 도출키로 했고,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원전 내진설계 기준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올해부터 5년간 경주지진의 원인을 파악하는 정밀 조사를 시작한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