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전날 책 버리기,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중앙일보

입력

15일 서울의 한 학원에 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그동안 수험생들이 공부해왔던 참고서와 문제지들이 방안에 쌓여 있다. 교육부는 이날 포항 지진 여파로 수능시험을 1주일 연기를 결정했다. [연합뉴스]

15일 서울의 한 학원에 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그동안 수험생들이 공부해왔던 참고서와 문제지들이 방안에 쌓여 있다. 교육부는 이날 포항 지진 여파로 수능시험을 1주일 연기를 결정했다. [연합뉴스]

16일 치러질 예정이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일주일 연기되면서 학교·학원가에서는 수능을 앞두고 치워버린 일부 책들이 눈에 띄었다.

수험생들이 수능 전날 책을 버리는 행위는 2007년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했다고 한다.

2007년 한 학교에서는 수능 영어 듣기 시간에 교실 내 사물함에 있던 알람시계가 울린 적이 있었다. 보통 수험생이 다니지 않는 중·고등학교가 수능 시험장으로 지정되는 만큼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후 교육부는 수능 당일 시험을 치는 교실의 개인 사물함을 모두 비우도록 하는 '부정행위 예방 대책'을 만들었다. 고의로 누군가 수험생들의 시험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반영됐다.

이후 고3들은 사물함에 있던 각종 문제집을 수능 전날 버리기 시작했다는 가설이 있다. 또, 수능 전날 그동안 준비하며 봐왔던 책들을 버리는 행위는 수험생 사이에서 일종의 의식처럼 굳어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한편 수능이 일주일 연기되면서 서점가에서는 수능 관련 교재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주로 오답 노트나 '파이널' 등의 이름이 들어가는 모의고사 교재 등 단기용 정리 교재를 찾고 있다.

16일 서점가에 따르면 인터넷 서점 예스24에서는 수능 연기가 발표된 15일 하루 동안 대표적인 수능 모의고사 교재 10종의 판매량이 전날 대비 40배 늘었다. 이들 교재의 판매량은 일주일 전과 비교해서는 4배 증가했다.

일부 교재는 갑작스레 찾는 사람이 늘면서 일시 동나기도 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