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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티파니’에서 아침을 먹는다…뉴욕 본점에 카페 오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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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한 장면. 주인공(오드리 헵번)은 자신이 사온 빵과 커피를 들고 티파니 본점 쇼윈도 밖에서 열망과 좌절이 섞인 표정으로 아침을 먹고 있다. [영화 스틸]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한 장면. 주인공(오드리 헵번)은 자신이 사온 빵과 커피를 들고 티파니 본점 쇼윈도 밖에서 열망과 좌절이 섞인 표정으로 아침을 먹고 있다. [영화 스틸]

미국 보석회사 티파니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뉴욕 5번가 본점에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카페 ‘블루 박스 카페’를 오픈했다. 1961년 오드리 헵번이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이 현실화된 것이다. 티파니 측은 “오드리 헵번을 사랑하고 영화처럼 티파니에서 아침을 먹는 것을 꿈꿔온 고객들을 위한 장소”라고 말했다.

티파니 '블루 박스 카페' 실내 인테리어. 벽지를 비롯해 의자, 테이블 식기 등을 티파니 블루 컬러로 꾸몄다. [사진 중앙포토]

티파니 '블루 박스 카페' 실내 인테리어. 벽지를 비롯해 의자, 테이블 식기 등을 티파니 블루 컬러로 꾸몄다. [사진 중앙포토]

티파니 '블루 박스 카페' 실내 한쪽 벽은 티파니 블루가 섞인 대리석으로 마감돼 있다. 소파 컬러들과 묘하게 어울린다. [사진 중앙포토]

티파니 '블루 박스 카페' 실내 한쪽 벽은 티파니 블루가 섞인 대리석으로 마감돼 있다. 소파 컬러들과 묘하게 어울린다. [사진 중앙포토]

카페 전면과 플로어를 비롯해 실내 전체를 티파니 블루 컬러로 꾸몄다. 테이블마다 제공되는 식기와 장식물로는 8일 공개한 홈 컬렉션 ‘일상용품’의 제품들이 일부 제공된다.

지난 8일 티파니가 공개한 홈 컬렉션 '일상용품' 제품들. 흰색과 브랜드 고유의 색인 티파니 블루를 적절히 조화시킨 디자인이 특징이다. [사진 티파니 홈페이지]

지난 8일 티파니가 공개한 홈 컬렉션 '일상용품' 제품들. 흰색과 브랜드 고유의 색인 티파니 블루를 적절히 조화시킨 디자인이 특징이다. [사진 티파니 홈페이지]

이곳의 아침식사 가격은 29달러(약3만3000원. 세금과 봉사료 별도).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모르는 젊은 밀레니얼 고객들을 겨냥한 39달러짜리 런치코스와 49달러짜리 하이 티 메뉴도 준비돼 있다.

티파니 '블루 박스 카페'에서 아침을 주문한다면 아마도 테이블에는 이런 모양의 빵이 제공될 것이다. [사진 중앙포토]

티파니 '블루 박스 카페'에서 아침을 주문한다면 아마도 테이블에는 이런 모양의 빵이 제공될 것이다. [사진 중앙포토]

29달러짜리 아침 메뉴에는 훈제연어와 베이글, 아보가도 토스트, 버터 밀크와플 중에서 한 종류를 선택할 수 있으며 크로아상, 계절 과일, 커피 또는 홍차가 나온다. 계절별로 다른 메뉴가 제공된다. 영업시간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0시~오후 7시(오후 5시반까지 입점), 일요일은 낮 12시~오후 6시(오후 4시까지 입점)다.

티파니 '블루 박스 카페' 테이블 풍경. 고급스러운 티파니 블루 소파&식기들과 빈티지 메탈 테이블의 조화가 심플하면서도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사진 중앙포토]

티파니 '블루 박스 카페' 테이블 풍경. 고급스러운 티파니 블루 소파&식기들과 빈티지 메탈 테이블의 조화가 심플하면서도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사진 중앙포토]

최근 들어 티파니의 주력상품인 다이아몬드 약혼반지 등 전통적인 액세서리에 대한 관심이 줄고 있는 추세다. 특히 미 대선 후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상황은 더 나빠졌다. 티파니 본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 거주했던 트럼프 타워 바로 옆 건물이다. 대통령 당선 후 대대적으로 강화된 경비와 날마다 몰려드는 시위대 때문에 고객이 줄었고 영업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티파니 '블루 박스 카페'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다양한 종류의 티파니 일상용품들이 전시돼 있다. [사진 중앙포토]

티파니 '블루 박스 카페'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다양한 종류의 티파니 일상용품들이 전시돼 있다. [사진 중앙포토]

이에 럭셔리 브랜드로서 하이엔드 타깃만 고집했던 티파니도 다른 전통적인 소매점과 마찬가지로 젊은이들에게 어필하는 매장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올해는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가수 레이디 가가를 모델로 내세운 ‘티파니 하드웨어’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번 카페 오픈 역시 연말 고객 확보를 위한 전략 중 하나로 보인다.

최근 수년 동안 럭셔리 패션·리빙 브랜드들이 요식업으로 진출하는 것이 트렌드다. 오프라인 점포에 고객을 끌어 모으기 위한 노림수다. 창업 180년이 되는 티파니가 카페&레스토랑을 개업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40석 밖에 안 되는 티파니 '블루 박스 카페'를 꽉 채운 손님들. 그중에서도 특히 아시아 여성들이 많이 눈에 띈다. [사진 중앙포토]

40석 밖에 안 되는 티파니 '블루 박스 카페'를 꽉 채운 손님들. 그중에서도 특히 아시아 여성들이 많이 눈에 띈다. [사진 중앙포토]

10일 금요일 티파니 '블루 박스 카페' 오픈일에 매장 앞에 길게 줄을 선 인파. 이 줄에서도 여행 인증샷을 찍기 위해 온 듯 보이는 아시아 여성들이 많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중앙포토]

10일 금요일 티파니 '블루 박스 카페' 오픈일에 매장 앞에 길게 줄을 선 인파. 이 줄에서도 여행 인증샷을 찍기 위해 온 듯 보이는 아시아 여성들이 많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중앙포토]

티파니의 전략은 일단 성공한 듯 보인다. 오픈 첫날인 금요일 아침, 티파니 '블루 박스 카페'가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 앞에는 아침부터 긴 줄이 형성됐다. 또한 주말 동안 인스타그램에는 블루 박스 카페를 찾은 셀렙과 인스타그래머들의 사진이 속속 올라왔다. 특히 '#블루박스카페'라는 해시태그를 붙인 사진들 중에는 중국한국일본 등 아시아 여성들로 보이는 인증샷이 많이 눈에 띄었다. 오픈일부터 주말 동안 티파니 블루 박스 카페를 가기 위해 빌딩 앞에 길게 줄을 선 사람들 중에도 아시아 여성들이 가장 많이 눈에 띄었다고 한다.

 영화 속 상상은 마침내 현실로 이루어졌다. '티파니에서 아침을' 영화 속 한 장면, (오른쪽) 최근 오픈한 티파니 '블루 박스 카페' 실내 풍경. [사진 중앙포토]

영화 속 상상은 마침내 현실로 이루어졌다. '티파니에서 아침을' 영화 속 한 장면, (오른쪽) 최근 오픈한 티파니 '블루 박스 카페' 실내 풍경. [사진 중앙포토]

아무튼, 영화 속 헵번이 연기한 주인공은 이 보석상점 쇼윈도 앞에서 자신이 사온 빵을 봉지 째 들고 창 너머를 한 없이 바라보며 아침식사를 했지만, 21세기의 주인공들은 티파니의 심장인 플래그십 스토어 실내에서 당당하게 식사를 할 수 있게 됐다.

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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