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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세 엘리자베스 여왕, 종전기념일 헌화 찰스 왕세자에 넘겨

중앙일보

입력

종전기념일 추도행사에서 찰스 왕세자가 대신 헌화하도록 한 엘리바베스 2세 영국 여왕. [AFP]

종전기념일 추도행사에서 찰스 왕세자가 대신 헌화하도록 한 엘리바베스 2세 영국 여왕. [AFP]

 보수 공사에 들어가 타종을 하지 않는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의 빅벤이 지난 12일(현지시간) 오전 11시 침묵을 깨고 시간을 알렸다. 인근에 있는 전몰장병 추념비인 ‘세너타프'(Cenotaph)에서 1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 행사가 열리는 때를 기념해서다.

여왕이 행사장 있으면서 아들에 넘긴 건 처음 #91세 여왕 건강 고려해 왕실 업무 분담 추진 #5살 연상 필립공은 지난 8월 공식 업무 은퇴

 이날 영국에서 열린 세계대전 전몰장병 추도 행사에서는 올해 91세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직접 화환을 바치지 않았다. 대신 68세 찰스 왕세자가 행사를 이끌었다. 여왕이 해당 행사를 지켜보면서도 헌화를 직접 하지 않은 것은 65년 재임 기간 중 처음이다.

찰스 왕세자가 엘리자베스 여왕의 꽃다발을 대신 헌화하는 모습 [AFP]

찰스 왕세자가 엘리자베스 여왕의 꽃다발을 대신 헌화하는 모습 [AFP]

 엘리자베스 여왕은 올해 국가 공식 추념식에서 자신의 화환을 찰스 왕세자가 대신 바치게 했다. 본인은 남편 필립공과 함께 외무부 건물 발코니에 서서 이 모습을 지켜봤다. 행사에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 등 주요 인사들도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오전 11시부터 2분간 침묵하며 전사자들을 기렸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남편 필립공과 함께 외교부 청사 발코니에서 추모 행사를 지켜봤다. [AFP]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남편 필립공과 함께 외교부 청사 발코니에서 추모 행사를 지켜봤다. [AFP]

 찰스 왕세자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해외를 방문했던 1983년과 1999년 런던에서 대신 헌화를 한 적이 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앤드루 왕자와 에드워드 왕자를 임신하고 있을 때 등을 제외하고는 이 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여했었다.

젊은 시절의 엘리자베스 여왕과 필립공 [텔레그래프 캡처]

젊은 시절의 엘리자베스 여왕과 필립공 [텔레그래프 캡처]

영국·캐나다·호주 등 영연방 국가는 매년 11월 11일을 전후해 종전기념일 행사를 연다. 1914년 시작된 1차 세계대전이 1918년 11월 11일 끝났기 때문이다. 종전기념일이 공휴일이 아니어서 이날과 가장 가까운 일요일을 '현충 일요일'(Remembrance Sunday)로 정해 추모한다.

1953년 6월 2일 여왕 대관식이 열린 버킹엄궁의 모습. [AFP]

1953년 6월 2일 여왕 대관식이 열린 버킹엄궁의 모습. [AFP]

고령의 엘리자베스 여왕은 건강에 무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찰스 왕세자나 해리 왕세손 등과 왕실 행사 등을 차츰 분담하고 있다. 5세 연상인 남편 필립공은 지난 8월 공적인 업무에서 은퇴했다.

여왕 가족의 단란한 한 때 [텔레그래프 캡처]

여왕 가족의 단란한 한 때 [텔레그래프 캡처]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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